[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건설회사 영업부에 근무하는 김 과장(38)은 전날 회식에서 과음을 하고 숙취가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의 피부과클리닉을 찾아 ‘숙취해소 주사’를 맞았다. 고3 수험생인 박 모군(18)도 요즘 집중력도 떨어지고, 계속 피곤한 증상이 나타나 엄마를 졸라 동네 의원에 가서 집중력을 향상시켜주는 ‘수험생주사’를 맞았다.

최근 대한민국은 ‘혈관을 통한 영양치료’ 즉, ‘링거주사’ 가 열병처럼 번지고있다. 링거는 예전에는 몸이 많이 피곤하거나 영양상태가 안좋을때 ‘기력회복’ 차원에서 맞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미용과, 숙취해소, 정력증강 등 다양한 목적으로 나타나고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이미 10여년 전부터 ‘Tenteki 10’ (Tenteki는 일본어로 ‘링거'를 뜻함)이라고 해서 10 분안에 간편하게 맞는 링거주사치료( 혈관주사치료)가 유행하고 있다.

링거는 영국의 생리학자 시드니 링어(Sidney Ringer)가 1882년에 생리학 실험을 위하여 만든 약물로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그 후 혈관을 통해 주사하여 출혈이나 탈수 시 체액 대용액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심한 설사병, 소모성 질환, 수술 전후, 전쟁 등 위급한 상황에서 많은 생명을 구하고 있다. 링거의 장점은 혈관으로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빠르게 효과를 보고, 원하는 만큼 많은 양의 영양소를 한꺼번에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링거의 빠르고 강한 효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혈관을 통해 여러 가지 영양소를 주사하여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향하는 효과도 예전의 위급한 상태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만성피로, 근육통, 면역증가, 피부재생, 정력증진 등 현대인의 욕구를 그대로 반영한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의 예뻐지고싶은 심리를 파고든 각종 미용주사도 열풍이라할 정도로 퍼져있다. 취업준비생인 이 모양(23)은 매일 반복되는 취업스터디와 스펙쌓기를 위한 학원수강, 수면부족으로 인하여 얼굴이 칙칙해지고 화장도 안 먹어 일명 ’비욘세 주사'(세계적인 흑인 가수 비욘세가 정기적으로 맞아 미백효과를 봤다는데서 붙여진 이름), ‘아이유 주사' 라 불리는 이른바 ‘백옥주사’를 맞았다. 백옥주사는 항산화 기능으로 활성산소를 억제 및 제거해주는 글루타치온이라는 성분에 추가로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을 적절히 배합한 것이다.

일명 ’신데렐라 주사'는 미백주사로 리포아란이라는 물질이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일으켜 미백효과를 가져오는데 주로 연예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알려져있다. ‘물광주사’라 불리는 주사는 몸에 200~300배 정도의 수분을 지닌 히알루론산을 피부에 직접 주입하여 즉각적인 보습효과와 탄력, 미백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술을 말한다. 히알루론산을 피부 진피층 깊숙이 주입하여 피부 표면의 보습효과와 미백 효과를 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하지만 일부 피부과 클리닉이 광고를 하는 것을 그대로 맹신해서는 안된다. 까만피부를 눈에띄게 하얗게 바꾸어준다느니 다이어트효과도 있다느니 하는 것은 전형적인 과장광고이다. 또한 이런 주사를 무분별하게 시술받으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한다.

신데렐라주사와 백옥주사의 주성분인 글루타치온과 리포아란의 항산화작용은 의학적으로 아직 입증된게 아니다. 글루타치온은 국내에서 간해독 치료에 주로 사용되고 라포아란도 급성괴사성뇌척수염, 내이성난청,당뇨병성 신경변증의 증세에 대해 식약처가 투여를 허가했지만 최근에 항산화 효과도 알려져 피부과에서 비급여항목으로 허가를 받아 시술하고 있다.

따라서 원래의 목적과 달리 미용목적으로 사용할시 경우에 따라서는 식욕부진,오심,피부발진,두통,설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비타민, 먹는 게 좋을까? 주사로 맞는게 좋을까?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자연의 채소와 과일 등을 섭취해서 얻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 정도 양을 섭취하게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채소와 과일이 필요하다. 또한 일부 비타민의 경우 수확한지 몇 시간만 지나도 비타민이 파괴되어 활성도가 낮아지므로 수확한지 오래된 수입산 과일이나, 저장된 과일은 영양소의 양이 크게 줄어든다.

그러므로 약으로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도 간편하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종합비타민제은 보통 1일 권장량에 해당하는 비타민이 들어있다. 1일 권장량이라는 것은 결핍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최소용량을 뜻하는 것으로, 그 정도의 용량으로는 건강을 유지시킬 수는 있지만, 불편한 증상을 개선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약으로 증상을 호전시키려면 많은 양을 먹어야 한다.

혈관주사로 비타민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은 어떨까? 이 방법의 장점은 소화흡수 단계가 없기 때문에 빠르게 세포로 들어가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는 점과, 원하는 만큼 많은 양의 영양소를 한꺼번에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혈관주사를 통한 영양치료의 목적은 건강 유지를 위하기 보다는 좀 더 현실적으로 자신이 불편한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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