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춘투(春鬪)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 등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도입까지 맞물리면서 노사가 팽팽히 맞선 상황이다. 자칫 춘투에서 하투(夏鬪)로 옮아갈 조짐이 벌써 엿보인다.
정부는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대책을 준비 중이지만 개별 사업장의 교섭 문제에 일일이 관여할 수 없다며 한발 빼는 모습이다.
정부는 임단협이 대규모 구조조정과 맞물려 진행되는 것인 만큼 노사가 절충점을 찾을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다. 또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대량 실업에 대비하고, 금융 등 지원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력 구조조정, 임금 인상 등은 해당 사업장의 노사가 협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교섭에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다”며 “구조조정에 대비해 각 사업장의 자구책을 전제로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고, 원만한 교섭이 이뤄질 수 있게 지도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노조 입장에서는 단순히 임금 인상 여부가 아니라 사업장에 살아남을 수 있느냐와 같은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반면 사측은 회사가 살려면 사업 재편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인력 감원과 함께 임금 동결 또는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다. 어느 한쪽도 물러설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기에 이번 춘투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최근 본격적인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돌입했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에 전년도 정년 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 사원을 채용할 것과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예외),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가 현실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가 3척에 그치는 등 수주가 급감할 것에 대비 과장급 이상 간부급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지난 3월 임단협 과정에서 임금 인상안,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는 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특히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구조조정 관련 추가적인 자구책을 요구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현대자동차 노사도 임금협상을 둘러싼 갈등을 예고했다.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가 일괄적으로 정한 기본급 7.2%인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함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사측의 임금피크제 확대 움직임에 “정년의 추가 연장 없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다. 사측은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5% 이상 줄어든 상황이라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