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법학자이면서도 다방면의 인문학 저술 활동을 펼쳐온 박홍규 영남대 교수가 역사 속 지성들이 남긴 말과 글에서 찾아낸 사랑의 지혜를 담은 책 ‘사랑수업(추수밭)’을 출간했다.
이 책에 소개된 지성들은 소포클레스, 플라톤, 몽테뉴, 셰익스피어, 괴테, 칼릴 지브란, 제인 오스틴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자ㆍ사상가ㆍ문학가들을 망라한다. 저자는 이들이 사랑에 대해 사색했던 구절들 가운데 곱씹을 만한 문구 260개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스탕달은 “사랑이란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최대의 기쁨”이라고, 안톤 체호프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사랑을 예찬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연애 감정이란 서로가 상대방을 오해하는 데서 생겨난다”며 사랑의 낭만을 걷어내기도 한다. 이별의 아픔을 겪는 이에게 헨리 롱펠로는 “헛된 사랑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사랑은 결코 낭비되지 않는다”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괴테는 “사랑은 이상이고 결혼은 현실. 둘을 혼동한 죄는 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다소 살벌한 충고를 한다.
저자는 책의 내용을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4장으로 구성해 설렘과 함께 시작돼 뜨겁게 타올라 무르익는 동안 시련을 맞고 또 다시 시작되는 사랑의 과정을 계절의 순환에 빗대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각 구절마다 자신의 생각을 보탠 간단한 설명을 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상과 현실을 혼동했다고 벌까지 받아야 한다니, 사랑의 시인 괴테의 말치고는 매우 살벌합니다. 하지만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실제로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초래한 정도라고 할 수 있겠지만, 괴테는 사랑에만 치우치지 말고 결혼을 냉정한 현실 감각으로 하라고 권유합니다. 70대에 10대 소녀를 사랑한 시인이 결혼은 현실이라고 강조하니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인 조건 같은 것을 따져 보라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282쪽)
저자는 “사랑은 다른 무엇에 비할 수 없이 기쁘고 황홀하고, 황홀한 만큼 아프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사랑을 배우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이 책에 담긴 말들은 우리보다 앞서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고민했던 이들의 절절한 사유에서 나온 것들이다. 지혜와 통찰이 담긴 그들의 수업을 곱씹고 되새기면서 자신만의 사랑 레시피를 완성해 보자”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