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법조브로커 이모(56) 씨가 과거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고도 “아는 지인에게 전화 하겠다”며 경찰에도 로비를 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또 정 대표를 범서방파 2인자였던 이모(61) 전 회장과 연결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3월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위반)로 재판을 받아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씨는 2014년 10월 저녁 10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이 씨의 얼굴이 붉고 술 냄새가 났던 터라 경찰관은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씨는 35분 간 3회에 걸쳐 “한번 봐 달라. 아는 지인에게 전화를 좀 해야겠다”고 말하며 끝내 측정을 거부했다.
이 씨는 범서방파 2인자였던 호텔라미르의 이 모(61) 전 회장의 재판 기록에도 등장한다.
서울중앙지법은 2012년 9월 이 전 회장을 사기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했다. 당시 작성된 판결문에 브로커 이 씨가 등장한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씨는 당시 호텔 라미르의 임원이었다. 이씨는 이 전회장에게 정운호를 소개하는 등 대외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전 회장이 추진하던 호텔 사업은 신축자금 280억 원 중 2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이 전 회장은 정운호에게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35억여원을 빌려 호텔 신축자금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의 활약은 이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정운호의 항소심 재판을 맡은 부장판사를 접대한 것은 그런 맥락이었다. 당시 정 대표는 100억원 대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해당 판사는 이 씨를 만난 다음날 (정 대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며 스스로 재배당을 요구했다.
이 씨는 정 대표가 도박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때 경찰 고위공무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의혹도 받고 있다. 일부 경찰관들이 사건 무마를 대가로 화장품 매장을 요구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씨는 또 지난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역내 매장 확대를 위해 서울메트로 공무원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이겠다며 정대표로부터 9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씨를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출국금지하고 이 씨의 차명계좌등을 조사하며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고도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