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수가격 후리기?…긴장하는 국내 금융시장
[헤럴드경제]매물로 나온 ING생명의 인수후보로 중국 안방보험이 거론되면서 국내 금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동양생명에 이어 최근 알리안츠생명까지 인수한 안방보험이 왜 굳이 국내 보험사를 또 인수하려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 때와 마찬가지로 ING생명에 헐값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차이나머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팽배해지고 있다.
▶안방보험이 ING 인수시 얻는 시너지는?= 안방보험이 최근 알리안츠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시장의 시선은 곧바로 ING생명에 쏠렸다. 추가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다.
ING 인수가 현실이되면 안방보험은 지난해 9월 동양생명을 인수한 후 1년도 안돼 국내 보험사 3곳을 집어 삼킨 꼴이 된다.
하지만 국내 보험시장의 침체된 성장성이나 3개 보험사의 특징 등을 감안할 때 안방보험의 이같은 행보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우선 3개 보험사의 상품구성이나 판매채널이 뚜렷한 시너지를 낼 정도로 차별화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텔레마케팅(TM)을 장점으로 하고 있는 라이나생명을 인수한다면 얘기가 달라 질 수 있다. 그러나 동양생명이나 알리안츠, ING의 경우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큰 메리트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 규모 면에서도 안방보험이 ING를 인수한다고 해서 시장구도를 크게 뒤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보업계 9위 동양생명(자산 22조5709억원)과 11위 알리안츠생명(16조6510억원)의 총자산을 합하면 39조원. 여기에 ING생명 29조6000억원을 합산하면 68조8000억원이다.
업계 ‘빅3’인 삼성생명(226조원)과 한화생명(100조원), 교보생명(87조원)에 훨씬 못 미친다. 비록 알리안츠를 인수하며 시장 5위로 올라섰지만, ING 인수 후에도 업계 4~5위로 지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동양생명만으로 알리안츠생명을 정상화하기에 무리가 있으므로 실적이 좋은 ING생명을 인수해 알리안츠생명에 자본공여를 하려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부채가 많은 기업을 인수하고 그 기업을 살리기 위해 다른 기업을 추가 인수한다는 논리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ING생명 매각 장기화?= 이와 함께 안방보험이 ING도 헐값에 인수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ING생명의 매각가로 1조6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3년 12월 ING생명을 사들인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인수가격인 1조8400억원에 못 미치는 액수다.
하지만 MBK가 원하는 가격은 3조~4조원대로 알려진다. 알리안츠생명이 달랑 35억원에 팔리면서 시장에서는 ING 가격이 2조원 중반도 비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음을 감안하면 괴리가 크다.
여기에다 ING의 성과가 나쁘지 않다는 점 때문에 ING생명 매각작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MBK가 지난 2년간 ING생명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실적 개선에 주력한 결과 ING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4조4995억원, 순이익은 30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0%, 36.3% 각각 성장했다. ING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작년 말 기준 324.9%로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ING는 자산운용 수익률이 4.5% 안팎으로 역마진 우려도 없고 고금리 계약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면서 “재정상태나 실적을 볼때 굳이 덤핑가격에 넘길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자본의 파상공세에 국내 금융권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리 금융기업의 중국 진출이 가로막혀진데 비해 중국 기업의 국내 진출 문턱이 너무 낮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은 중국시장 진출이 어려운데 반해 중국 기업은 쉽게 들어와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중국 자본의 자금조달이나 향후 방안에 대한 검토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