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올해 취임 3년차로 접어든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마더십’(마더+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 강공으로 밀어부치기보다 엄마처럼 들어주고 격려해주는 소통방식으로 직원들로부터 높은 신임을 얻고 있다.

이는 실적으로까지 이어져 IBK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면서도 17개 전 은행을 통틀어 순이익 3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기업이 행복할 수 있다”는 그의 소신이 차가운 기업경영 논리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엄마처럼 들어주고 이해해주고=권 행장은 21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임원들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현장직원들의 얘기를 많이 들으려고 한다”면서 “다들 고충이 많을텐데 들어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바꿔줄 수 있으면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2013년 말 취임 이후 매년 연말이 되면 부서 업무보고에 팀장들을 참석시키고 있다. 보통은 부서장 이상이 참석하지만 현업을 가장 잘 아는 직원은 팀장급이라는 그의 생각 때문이다.

단순히 자리채우기용은 아니다. 모두 한마디씩은 하도록 나름 규칙도 정했다.

업무추진현황과 고충, 다짐 등이 쏟아져나왔다. 행장 앞에서 직접 고충을 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울먹거리는 직원도 한둘이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권 행장은 “업무추진비가 삭감돼 고객이 오면 사비를 털어 커피 등 고객응대를 하고 있다”는 한 직원의 말에 바로 관련 예산을 높여주기도 했다. 최근엔 장염에 걸린 직원에게 직접 위로전화를 걸어 직원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많은 점포를 방문하다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동일한 메뉴를 두 번 먹는 건 예삿일이다.

권 행장은 지난해 3월 대구 경북 지역엥서 가장 격지에 위치한 영주지점을 방문했을 때 “언제 다시 올수 있을지 모르니 모든 직원들과 식사를 하겠다”며 점심식사를 두번 하기도 했다. 영업점은 점심시간에도 고객응대를 해야 해 교대조가 있다는 점을 배려한 것이다.

그는 지난 2년여간 83개 지점을 찾아가 2000여명의 직원을 만났다.

듣기만 한 건 아니다. 반영도 많이 했다.

258건의 건의사항이 중 125건을 제도에 반영시켰다. 건의사항은 권 행장이 직접 챙기는 핵심업무 중 하나다.

권 행장은 최근 성과연봉제 도입 관련해서 “변화가 생기는 데 직원들이 좋아할 수 있겠나. 직접 만나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도 통했다”…순이익 은행권 3위, 2년 연속 1조 클럽=IBK기업은행은 유일하게 잘 나가는 국책은행이다. 지난해 은행 개별 기준 1조 23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9.4%늘어난 액수다.

웬만한 시중은행보다 좋은 성적이다.

1조 239억원이면 수출입은행을 포함한 국내 17개 은행 중 신한(1조 4897억원), KB국민(1조 1072억원)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국책은행이지만 4대 시중은행에 드는 KEB하나은행(9970억원)과 우리은행(9348억원)도 제쳤다.

불과 2년 전인 2013년 당기순이익이 8000억원대 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2013년 말 취임한 권 행장은 2년 연속 당기순이익(연결기준)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은행권 1조원 클럽은 IBK기업 외 신한, KB국민, 우리은행만 들어갈 정도로 쉽지 않은 목표다. 지난해 순이익 증가율(9.4%)은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다. 건전성도 지켰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는 대신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지난해 총연체율은 2014년과 동일한 0.45%를 기록했다. 은행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권 행장은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내실성장에 주력하고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와 ISA시장 선점을 통해 금융혁신을 주도해나가겠다”면서 “직원들과 은행의 미래가 달린 연봉성과주의 도입도 순조롭게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