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분명히 사흘전에는 불법(주세법 위반)이었다. 수천명이 운집한 야구장에서 신분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도 나왔다. ‘문화’라는 반박은 먹혀들지 않았다. 아쉬움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자 다시 ‘합법’으로 바뀌었다.
야구장에서 생맥주를 파는 행위, 일명 ‘맥주보이’ 얘기다. 정부는 지난 18일 맥주보이의 영업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허가된 장소에서만 주류를 판매해야 하는 주세법을 위반한데다 야구장을 찾은 미성년자에게도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주세법은 유흥음식업자나 소규모 맥주제조업자 등 ‘영업장 내에서 마시는 고객’에게만 술을 팔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19세 미만에 술을 판매하는 행위도 법으로 엄금하고 있다.
사라질 것 같았던 맥주보이는 사흘만에 다시 부활했다. 법은 똑같은데 해석이 달라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일반음식점 영업신고를 한 자가 제한된 야구장 내에서 입장객을 상대로 고객 편의를 위해 음식의 현장 판매가 이뤄지므로 식품위생법상 허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흘전에는 “식품위생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식품안전 관리를 위해 불특정 장소에서 음식을 조리해 판매하는 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대조된다.
주세법 위반이라고 거들었던 국세청도 발을 뺐다.
국세청은 “식품위생법상 영업허가를 받은 이가 세무서에 신고하면 주류판매면허를 자동으로 부여하는 주세법 규정을 고려하고 식약처의 판단을 참고해 맥주보이를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주류 소매점에서 선물용 와인을 택배로 배달하는 일명 '와인택배'도 비슷한 이유로 '기사회생'했다.
‘맥주보이ㆍ와인택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정부당국의 마음먹기에 따라 법이 어떻게 다르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오점 사례로 남게 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식약처의 방침을 변경함에 따라 주세법이 서브(보조수단)로 적용된 것"이라면서 "불법이 합법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공신력이 생명인 정부당국의 ‘조변석개’ 식 대처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결국 정부당국의 신중치 못한 정책 결정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만 부추긴데다 최소한의 사회 규범인 법의 형평성과 신뢰도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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