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닷새가 지났지만 사고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단서는 사고 해상이 국내에서 진도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거센 맹골수로인 점과 세월호가 급하게 변침(항공기나 선박이 진행 방향을 바꾸는 것) 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왜 변침을 했는가를 밝히는 게 이번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긍수 목포해양대 교수는 지난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세월호 침몰은 무리한 변침으로 인해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여객선이 중심을 잃게 됐다”고 했다. 세월호에는 승객과 승무원 476명 외에 차량 180대, 화물 1157톤이 실려 있었다. 즉 변침→화물 쏠림→복원력 상실→침몰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해당 해상이 암초 지대가 아닌 점을 주목하면서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우선 세월호 앞에 소형 어선 등 해상 물체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른 물체와 충돌사고를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급회전을 했다는 설명이다.

사고 당시 운항을 지휘한 3등 항해사 박모 씨는 사고 해역을 처음 운항했고, 선장 이준석 씨는 조타실을 비우고 침실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변침한 이유는 선장이나 항해사만 알고 있는 만큼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도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조타기의 기계 결함설도 제기된다. 세월호 조타수인 조모 씨는 수사당국에 “제가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키가 유난히 빨리 돌았다”고 진술했다. 조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의도와 달리 저절로 변침을 하게 됐다는 얘기다. 반면 이미 무언가의 충격을 받아 뱃머리가 돌아가면서 배가 복원력을 상실할만큼 기울어져 조타기가 말을 듣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적 화물이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아 운항 중에 배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복원력을 잃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조류가 거센 맹골수로를 지나면서 배가 양쪽으로 심하게 흔들렸고, 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 전복될 위기에 놓이자 급하게 변침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적 화물이 어떻게 묶여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쇠줄이 아닌 고정물로 느슨하게 결박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밖에 가능성은 낮지만 암초 충돌 가능성과 내부 폭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해양 전문가는 “선체에 자동차, 휘발유 등 화물이 많이 실려있는 만큼 인화 물질로 인한 내부 폭발 여부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