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얼마 전 신용카드 이용명세서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신용카드에 연결된 은행계좌의 잔고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결제일 당일 밤 돈을 채워 넣었는데도 하루 연체료가 붙었기 때문이다.
카드사에 알아보니 인출시간은 오후 7시 30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당연히 결제일 자정까지만 입금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A씨는 이 일로 연체기록까지 남을까봐 황당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는 A씨처럼 억울한 경험을 당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자기 은행에서 발급된 신용카드에 대해 이용대금 인출(결제마감)시간을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11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오는 6월 구 외환은행과의 전산통합 이후 자행 발급 카드 이용대금의 최종 출금시간을 현행 결제일 오후 6시(구 하나 기준)에서 오후 9시로 조정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자행 카드 결제대금 마감시간을 결제일 오후 5시 30분에서 결제일의 익영업일 오전 7시로 연장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자행 카드 대금 마감시간을 결제일 오후 7시에서 결제일 당일 자정까지로 늦췄다.
매월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카드 대금을 자동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인 ‘센터컷’(center cut)을 하루에만 4차례 운용하며 가능해진 일이다.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센터컷을 돌리되, 10시 이후와 자정 사이에 입금된 대금에 한해서는 결제일 다음날 첫 번째 센터컷 때 카드사로 이체시키고 연체 처리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드 대금 청구일 당일 자정까지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되는 줄 알았다가 연체가 됐던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 중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자행 신용카드에 대해 마감시간을 다소 여유 있게 운용해온 편이다.
신한은행은 결제일 오후 6시께 센터컷을 실행한 뒤 익영업일 오전 1시에 또다시 센터컷을 돌린다. 이 때까지만 자동이체 결제가 이뤄지면 연체가 아닌 걸로 처리해 준다.
농협은행의 경우 결제일 오후 10시에 마지막 센터컷을 처리하고 있다. 그 다음 센터컷은 아예 기준 날짜가 바뀌는 등 전산적인 문제 때문에 마감시간을 더 늦추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의 카드 대금 인출시간 논란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처음 불거졌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은행 대출 원리금의 출금시간이 대부분 오후 11시 30분 이후인 반면, 카드 대금은 대부분이 오후 5시∼오후 9시로 지나치게 이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각 은행들이 카드대금 인출시간 연장 방안을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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