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개별 신청자에만 발송 총선 첫 사전투표 허점투성이
약 4만여 명에 달하는 군인들이 투표용지에 찍힌 정당ㆍ번호ㆍ이름만 보고 ‘깜깜이’ 사전 투표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헤럴드경제가 5일 입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군인ㆍ경찰 선거공보발송 신청현황’에 따르면, 전국 63만 여명(2014년 국방백서) 중 공보물을 받게 될 인원은 39만4933명에 불과했다. 범위를 좁혀 근무시간 외 자유롭게 영외 출입이 가능한 장교ㆍ부사관 등 간부를 제외해도 병사는 43만여 명에 달한다. 약 4만여 명에 달하는 병사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할 국회의원 후보자의 정보가 담긴 선거공보를 받아볼 수 없게 됐다.
선관위는 군인과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사전투표를 시행하고 있지만, 개별 신청자에 한해서만 선거공보를 발송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개별적으로 신청하지 않아도 선거공보가 자택으로 배송된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사전투표가 오히려 역차별의 요소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대다수는 병사는 근무지와 자택 주소가 다르고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없어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사실상 선거공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선관위는 지난 2월 국방부 등이 참여한 선거 유관기관협의회에서 “전 부대에 선거공보 신청을 적극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도적으로 사전 투표가 마련됐고 각 부대에 소속 부대원들은 모두 신청하도록 권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모든 군인들이 다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사 수와 공보 신청자 간 차이가 4만여 명에 달해 사전투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선관위가 각 부대로 선거 공보를 보냈다 하더라도 병사가 선거 공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지휘관들의 의식 부재가 결국 ‘묻지마 투표’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2015년 6월 전역한 한 장교는 “병사들이 사전 투표할 당시 부대로 공보물이 배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시 선거(2014 지방선거)에서 선거공보를 전달받은 병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사실 병사들은 공보물 볼 시간도 없이 단체로 버스 타고 가서 줄 서서 찍고 나올 뿐이다.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선관위가 지난 1일 신청자를 대상으로 선거 공보를 발송했지만, 아직 배달되지 않은 부대도 있다. 경기 북부 지역에서 현역 장교로 복무하고 있는 한 공보장교는 “공보물을 신청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20대 총선은 전국 단위의 국회의원 선거로는 처음으로 사전투표제가 실시된다. 하지만,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투표가 군과 선관위의 허술한 관리 탓에 ‘깜깜이’ 투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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