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안산) 기자] 16일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7시간여 뒤인 오후 4시 10분께.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4층 강당에 모여 있는 100여명의 학부모들은 침몰한 여객선에 탑승한 자녀들의 생사를 현재까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자녀의 생존 확인만을 기다리며 애를 태우면서도 “학교에서 상황 대처를 너무 못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미숙한 사고 처리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아들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한 학부모는 “3층 교무실 앞에 부착돼 있는 학생들 명단에 형광펜 칠을 해 두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형광펜 색깔이 각각 노란색, 분홍색으로 다르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학교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통을 떠뜨렸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뒤늦게 “형광펜으로 칠해진 학생은 전화 연락 등으로 생존이 확인된 학생이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아직 확인인 안된 상태”라며 “색깔 구분은 아무 의미 없다”고 해명했다.

역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병원으로 호송됐다는 데 각 병원에서 이름 좀 확인해 주는 것이 그렇게 어렵냐. 남은 애가 타들어 가 죽겠는데. 안개 꼈는데 왜 굳이 배타고 가는 것을 강행했냐”고 톤을 높였다.

한 학부모는 “안개가 꼈습니다. 배 띄웠다는 것은 학교의 잘못입니다. 다들 진도에 내려가지 마시고 학교장을 족쳐야 합니다”며 격하게 학교 측을 비판했다.

조카가 여객선에 탑승했다는 한 남성은 “학교가 배가 연착이 돼서 늦어서 빨리 가려고 본래 항로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다가 암초를 만나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쏟아지는 뉴스에 혼란스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학교를 찾은 임인식 안산교육청 장학사는 “수련회 계획이 철저히 됐는지, 심의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해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날씨 우려에 대한 학교의 대응은 확인했냐는 한 학부모의 질문에 “그것도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사고 직후부터 학교를 찾아 교무실 앞에 머물다 겨우 아이의 생사를 전화로 확인한 한 학부모는 펑펑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함께 온 여성은 “됐다, 됐어”라며 얘기하며 힘이 빠진 학부모를 부축하며 학교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