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종에 밀린 백인 불안심리 확산 소규모 조직화 통해 급격한 세 불리기 온라인 라디오 방송국 설립 나선 곳도

과격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KKK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과 유색인종 급증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백인들의 ‘화이트 제노사이드’(백인 학살) 불안심리를 자극하며 최근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15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KKK단이 신규 회원을 모집하면서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백인 우월주의 세력이 미국 각지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종차별 감시단체인 남부빈민법률센터(SPLC)에 따르면 미국의 극우 백인단체 수는 2000년 602개에서 지난해 939개로 크게 늘었다. SPLC를 이끄는 하이디 베이리히는 미국이 오는 2043년이면 유색인종 인구가 백인 인구를 역전함에 따라 향후 이 같은 인종차별 세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캔자스시티 외곽 유대인 공동체 2곳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역시 KKK단 부활을 세상에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발생한 이 사건에서 유대인 3명을 살해한 용의자 프레이저 글렌 크로스(73)는 전직 KKK단 리더였다. 그는 KKK 하부조직인 캐롤라이나 나이츠를 창설하고 캔자스주 지역 내 백인 우월주의 운동을 이끌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지금까지 KKK단은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1960년대 흑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인권운동과 정부의 강력한 인종차별 철폐 정책 등으로 한때 400만명에 달했던 KKK단 회원 수는 5000∼8000명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KKK단은 지역별로 분파돼 활동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전국적 조직으로 사회 전면에 나설 경우 괜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소규모 조직으로 쪼개져 지역 운동을 주도하자는 전략이다.

실제로 아칸소주의 KKK단 연계조직인 ‘KKKK’는 오는 18일 온라인 라디오 방송국을 설립할 예정이다. ‘클랜 뉴스’ 등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프로그램이 하루종일 전파를 타게된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하부조직인 ‘로열 화이트 나이츠’도 최근 몇달 간 ‘KKK 회원 모집’이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지에 배포하고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 조직의 전신은 프레이저 글렌 크로스가 만든 캐롤라이나 나이츠다.

메릴랜드주에선 최근 ‘컨페더레이트 화이트 나이츠’라는 KKK단 산하조직이 게티즈버그 전투 유적지에서 인종차별 시위를 벌였다. 흑백차별 철폐에 앞장섰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이 지난해 150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 데 대한 노골적 무력시위다.

KKK단은 동시에 백인들의 저항감을 완화하기 위해 과격 이미지를 숨기기 위한 위장전술도 강화하고 있다. ‘나이츠’ ‘유나이티드 클랜스 오브 아메리카’ 등의 조직들은 최근 시위에 나설 때 조직원에게 정장을 착용케 했다. KKK단을 상징하는 복장인 흰색 두건과 가운이 폭력과 테러를 연상시킨다는 판단에서다.

타임은 이 같은 움직임은 모두 ‘화이트 제노사이드’(백인 학살)라는 KKK의 명분을 널리 알려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에 의해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이트 제노사이드란 백인 기독교인들이 유색인종에 밀려 미국 사회의 주류에서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뜻이다. KKK단은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이용해 유색인종 인구의 급증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백인들을 자극하고 세력을 규합한다는 계획이다. 로열 화이트 나이츠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뒤 규모가 3배 가량 늘어나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