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러시아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접경지역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군부대들이 전투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인터넷 뉴스 통신 ’시보드냐‘(오늘)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지상군이 접경 지역 인근에 참호를 설치하고 탱크 진지를 구축했으며, 군 장비 이동을 위한 임시 교량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포대와 미사일 부대, 통신 부대 등은 영공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24시간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저녁 미하일 코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대행은 자국 TV 방송과의 회견에서군이 전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對)테러작전 체제가 도입된 상황에서 군이 사전포고 없이 곧바로 전투활동을 개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앞서 동부 지역 분리주의 시위 확산 사태와 관련 시위대에 14일 오전까지 무기를 반납하고 점거 중인 관청 건물 등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군대를 동원한 대규모 대테러작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하지만 친러 무장시위대는 15일 동부 도네츠크주(州) 10여 개 도시의 관청 건물들을 점거한 채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네츠크주 북부 도시 슬라뱐스크에서는 경찰청에 이어 비행장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시위대 소속 자경단 관계자를 인용, 슬라뱐스크 외곽에서 본격적인 진압 작전에 앞서 소규모 교전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슬라뱐스크에 바로 인접한 안드레예프카 마을에서 마을 자치회 건물이 불타고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시 쪽으로 정부군 장갑차 여러 대가 이동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슬라뱐스크 시위대는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푸틴 대통령이 개입해달라는 다수의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대통령이 큰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슬라샨스크에 인접한 다른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장갑차가 목격됐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크라마토르스크에선 현재 시위대가 시청 청사와 경찰서 건물을 점거하고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친 뒤 진압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력 진압을 경고하는 동시에 연방제 채택 여부 등을 묻는 전국적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며 유화책을 제시했지만 시위대는 당국의 시간 끌기 술수라며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시위대 무력진압을 개시하면, 러시아가 이 지역의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측 관측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4만 명 가량의 중무장한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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