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한지연 인턴기자] 이달 초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016년 빌리어네어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단연 눈길을 끈 인물은 노르웨이 출신의 두 ‘소녀 부호’인 알렉산드라 안드레센(Alexandra Andresenᆞ19)과 그의 언니 카타리나 안드레센(Katharina Andresenᆞ20)이었다.
두 사람은 약관 언저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각각 12억 달러, 우리돈 1조40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면서, ‘세계 최연소 빌리어네어’의 자리를 차지했다. 아버지가 이끌고 있는 현지 재벌기업 페르드(Ferd)의 지분 42.2%씩을 어린 나이에 상속 받은 덕분이다. 페르드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재벌 기업이다. 담배같은 소비재 제조는 물론, 금융과 부동산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두 사람에 가려 빛을 못봤지만(?) 이번 조사에서 ‘세계에서 세번째로 어린 빌리어네어’ 자리를 차지한 인물도 사실은 충분한 화제성을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어린 부호이자, 가장 젊은 남자 억만장자다. 올해 22세인 그의 이름은 ‘구스타프 마그나 위트조(Gustav Magnar Witzoe)’. 눈치빠른 사람들은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그 역시 노르웨이 출신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연어 양식업체인 ‘살마 에이에스에이(Salmar ASA) 창업자의 아들’이 이 청년의 정확한 직함이다.
살마 에이에스에이는 1991년 구스타프의 아버지인 구스타프 위트조(Gustav Wotzoe, 62)가 노르웨이 프리야(freya)에서 창업한 회사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의 연어 생산국이자 수출국인데, 살마 에이에스에이는 노르웨이의 연어 산업을 이끌고 있는 회사다. 연어의 조업 뿐 아니라 양식 등을 통해 막대한 양의 연어를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고급 연어를 부위 별로 섬세한 가공과 포장을 통해 전 세계에 수출을 해 높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 2007년에 오슬로 주식 시장에 상장됐으며, 또 다른 연어 산지인 스코틀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연어 양식업체 ‘스코틀랜드 씨 팜’(Scottish Sea Farms)의 지분도 50% 가지고 있는 거대회사다.
현재 ‘리틀’ 구스타프는 살마 에이에스에이의 지분 47%를 가지고 있다. 현재 자산은 14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조 6564억)으로 평가된다. 2013년에 그의 아버지가 막대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살마의 소유권을 미리 물려주면서 어린 부자로 등극했다. 그 때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겨우 1년이 된 나이였다. 현재 회사의 대주주는 이 청년이지만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은 아버지가 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대로 그는 이제 겨우 22세다. 게다가 잘생기고 유복한 금발머리 청년이다. 그런 그에게서 거대기업의 경영자로서의 자각이나 노르웨이 산업 역군으로서의 철학 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충분히 그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 머리아픈 회사 경영은 아버지가 맡고 있는 만큼 ‘리틀 구스타프’의 일상은 그저 멋있게,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싶어하는 또래 청년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진의 대부분은 친구들과 함께한 파티와 여행과 관련된 것들이다. 자신의 애마인 포르쉐의 계기판을 찍거나, 두바이에서 한가롭게 휴양하거나, 새로 산 오메가와 태그호이어 등의 명품 손목 시계를 자랑하는 사진에선 ‘책임감을 기대하기는 아직은 어린 20대’의 모습이 담겨있다. 작업복을 입고 연어 가공 시설을 드나드는 사진에서도, 기업 대주주의 느낌보다는 수산물공장에 견학온 청년의 느낌이 강하다.
아직 그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세상에 공개되어 있지 않다. 영어권이 아닌 노르웨이 출신인 까닭에 자국 언론외에서는 그를 비중있게 분석한 사례가 없다. 다만 성인이 된 후 그는 여러가지 형태로 경영수업을 받는 듯 보인다. 몇해전에는 부동산 투자에 잠깐 손댄 적이 있었고, 투자 업체인 엠지엠 부동산(MGM Property)에서도 일한 적이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리틀 구스타프와 안드레센 자매, 즉 세계에서 가장 젊은 부호 세사람은 모두 노르웨이 출신이다. 그것도 모두 상속자다. 조세 선진화,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노르웨이에서 이렇게 젊은 상속자들이 나온 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 노르웨이는 2014년부터 상속세를 폐지했다. 공동소유 자산이나, 미성년자 상속의 경우는 물론 몇가지 제반요건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상속세를 내지 않는다. 이웃나라 스웨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부자들의 천국’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오산이다. 제로 상속세의 배경에는 높은 소득세가 자리하고 있다. 엄청난 소득세를 통해 거둬들인 돈이 보통사람들의 복지와 일상에 투입되는 구조다. 그렇다보니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이 계층 이동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낮다. 돈을 더벌거나 사회적 지위를 더 얻겠다는 욕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높다보니 굳이 부자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