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재 통관기준 수출액 전년比 17%하락
수출이 최장기 감소 기록을 매달 갈아치우고 있다. 이달 초반에 회복세를 보이나 싶더니 이달 수출 감소폭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두자리 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15개월 연속 감소세에다 4개월 내리 두자릿수 감소율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통관실적 기준 수출액은 237억7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줄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은 967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6.6% 감소했다.
1~20일의 수출액이어서 이달 전체 실적을 예측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이런 추세라면 이번달 전체 수출도 마이너스의 늪에서 탈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에도 1~20일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17.3% 줄었고 월간 전체로는 12.2%감소했다. 수출이 이번달에도 줄면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월간 수출 통계를 집계한 1970년 이후 최장기 감소세다.
문제는 앞으로 수출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20일까지 나타난 수출감소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조업일수가 1.5일 적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평균 수출액이 18억2000만달러(2월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1.5일 조업일수 감소가 두자릿 수 감소율의 주 원인이라는 지적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조업일수 1~2일 감소에 따른 부진이기 보다는 중국 및 주요 국가 성장 둔화, 저유가 등 악재들로 인한 수출의 최장기 감소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이라며 “ “중요한 것은 한국의 수출 급감이 한두 달에 걸친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출 감소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저유가는 최근 호전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74달러(4.52%) 오른 배럴당 4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2월 11일(배럴당 26.21달러) 이후 한 달여 만에 53% 정도 오른 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난 이란까지 원유 수출에 가세하고 있어 수요 위축 속에 공급 과잉은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수출 부진의 또다른 이유로는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과 신흥국 경기는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다는 점이다. 루레이(陸磊) 중국 인민은행 연구국장은 “올해 중국경제는 하방압력 등 위험 요인이 있어 6.5% 내외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장률이 6.5% 밑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15년 4분기 수출실적 평가 및 2016년 1분기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수출액이 작년 1분기보다 9% 안팎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월 말 국내 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0.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KDI가 지난해 10월에 조사했을 때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전문가들의 올해 수출에 대한 시각이 한층 더 비관적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하면 한국의 대중국 자본재·중간재 수출이 줄어든다”며 “또 세계 경기가 좋지 않으면 중국에서 (세계 각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고 한국의 중간재 수출도 회복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도 유가가 미미하게 오르는 등 회복이 어렵다”며 “중국 요인이나 유가 급락요인을 볼 때 한국 수출 회복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