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존속살해 혐의 20대에게 중형 선고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우발적’ 정황 고려

[헤럴드경제=박일한기자]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던 아버지를 칼로 찔러 살해한 아들에게 징역 15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존속살해와 무면허 운전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A모(25)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1년부터 남양주시 진건 오남로의 한 빌라에서 부친인 B(47)씨와 함께 생활했으나 사이가 좋지 않았다. 부모가 별거하고 있는 것이 모두 B씨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군 제대 후 허리가 아파 제대로 취업을 할 수 없는데 자꾸 꾸중만 하는데 대한 불만이 컸다. 특히 자신이 특수강도죄로 수감돼 있을 당시 B씨가 ‘강도 피해자와 합의해 형량을 줄여줄 가치도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을 알고 증오심과 적개심이 커졌다. 당시엔 이전 동거하면서 자녀를 출산했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져 우울감과 상실감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A씨는 2014년 10월 5일 새벽 3시48분경 집에서 만취 상태로 TV를 보던 중 귀가한 B씨를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주방에서 칼자루에 청색테이프가 감겨진 과도를 가지고 안방에 들어가 방바닥에 오른편으로 누워 TV를 보고 있는 B씨의 뒤편으로 접근한 후 한손으로 위 과도를 쥐고 피해자의 왼쪽 목 부분을 1회 내리찍어 출혈 등으로 사망하게 했다.

부친을 살해한 후 A씨는 무면허로 부친의 차량을 운전하고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잘 이해해 주지 않고 오히려 나무라는 입장으로 질책을 했다고 해도 아버지를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존속살해 범행을 저지른 것은 인륜(人倫)에 반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소중한 생명이 박탈되었다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점을 고려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뉘우치고 있는 점,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질렀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 점, 범행 당시 신변상의 여러 문제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에서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B씨의 유족인 A씨의 모친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5년형을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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