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지난주 코스피가 2000선을 넘는 등 국내 증시에 봄기운이 감지되고 있지만 모든 투자자가 웃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월 말까지 지루한 박스권을 이어가다 모처럼 상승장을 맞이하고 있지만 종목과 업종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박스권 장세에서 두드러진 종목은 단연 ‘고 주가수익비율(PER)’로 대표되는, 높은 성장성을 보유한 종목이었다. NAVER가 대표적이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NAVER의 12개월 선행 PER은 36배를 넘는다. 1년 주가 상승률은 70%를 넘는다. 그러나 최근 1개월은 오히려 10% 하락했다. 뒤늦게 NAVER에 올라탄 투자자라면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반도체와 호텔신라 등도 마찬가지다. 12개월 선행 PER이 20배를 훌쩍 넘는 이들 종목은 1년 주가 상승률은 60%를 웃돌지만 최근 한 달은 각각 -8.7%, -7.7%로 부진하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최근 한 달 사이 코스피는 2%이상 상승했다는 것이다. 석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꾸준히 빨간색 우상향 화살표를 그려오고도 정작 코스피가 상승할 땐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최근 코스피가 상승한 원동력은 그간 낙폭이 과했던 대형주에 있다. 삼성전자의 1년 수익률은 -8.3%이지만 최근 1개월만 놓고 보면 4.1%에 달한다. POSCO, LG전자 등도 비슷하다. 각각 1년 수익률은 -2.7%, -11.5%로 부진하지만 최근 한 달새 8.4%, 13.3%씩 올랐다.
투자자들로서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기존의 성과를 유지하던 ‘꿈 많은 종목’을 살 것인지, 아니면 점차 꿈틀대며 용트림을 준비하는 낙폭과대 대형주를 살 것인지 고민이 깊다.
전문가들은 대형주의 랠리 지속형 여부부터 판단할 것을 조언한다. 최근 대형주 상승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 이후 꾸준히 비차익 형태로 국내 증시에 자금을 넣고 있다. 이는 그간 선진국에 쏠려 있던 자금이 ‘싼’ 주식을 찾아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머징 주식형 펀드로 23주 만에 자금이 유입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이라고 하기 보단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것”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 11일 국내 증시를 포함한 세계 증시가 중국발 우려에 출렁인 것에서 보듯 다음주 발표될 중국의 1분기 GDP성장률 등 지표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때문에 성장주에 대한 관심은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란 조언이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낙폭과대 대형주의 랠리는 1분기 실적 확인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나오기까지, 길게는 4월말 정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성장성이 돋보이는 종목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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