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아름다운 퇴장은 환영받는 법이다.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 묵묵히 내려오는 사람의 뒷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이때는 일의 성공 여부, 그에 대한 호오는 크게 중요치 않게 된다.
서기호<사진> 정의당 의원 얘기다. 목포판사 출신 서기호 정의당 국회의원이 26일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5시간 동안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친 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제가 물러설 때라고 판단했다”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서 의원은 “불출마 결심은 더 일찍 하게 됐지만 뜻밖에도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시작됐고, 아직 진행 중이어서 불출마 발표를 망설였다. 끝까지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고 제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제가 본회의장에서 토론을 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총선에서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응원해주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총선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서 의원은 “19대 의원으로 의정활동 하는 과정에서 쉼없이 과연 의원으로서 잘하고 있는지 되물어왔다”며 “목포 지역구 의원으로 충분한 자격 있는지, 준비는 됐는지 제 스스로에게 물어왔지만 결론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의 정치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표를 얻기 위해 소신과 다른 말을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기쁜 마음으로 소신 있게 쉼 없이 일했고 제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기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서 의원은 2009년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사태에 주도적으로 나섰으며, 국민과 소통을 위해 시작한 SNS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판사직에서 물러나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힘겨운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내려와 불출마 선언을 한 서 의원, 퇴장이 아름다운 사람의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기대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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