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소현 인턴기자] 모 사이트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예전에 충전해 두고 사용하지 않았던 문화상품권 충전 금액을 김 씨가 잠든 사이 누군가가 사용한 것이다.
당황한 김 씨는 바로 해당 상품권 발행 업체에 문의를 남겼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본사의 보안 체계에는 문제가 없으며 이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요지의 답을 줄 뿐이었다. 업체는 이 같은 피해 사례에 “사이버 수사대에 문의하라”며 사실상 책임을 회피했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김 씨만의 일은 아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컬XXX(문화상품권 업체) 해킹”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김씨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들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분명 해당 업체는 ‘유가증권(상품권) 유통’ 및 ‘결제 대행’ 등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상품권 발행 이후 관리ㆍ보안 등에 대해서는 법률적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문화상품권의 경우 문화예술진흥법에 관련 조항이 있지만 이마저도 문화상품권 인증에 관련된 법률일 뿐, 발행ㆍ관리 등에 대한 조항은 전혀 없다. 지금도 문화상품권 관리 미숙 등으로 인해 수 많은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문화상품권의 관리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는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유가 증권을 발행한 이후 관리ㆍ책임 관련 법률의 부재와 정부 관리의 미흡으로 인해 해당 업체는 보안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이용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의 의견을 듣고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해당 업체는 “다시 연락 주겠다”는 답변만을 내놓고 연락이 없는 상태다.
문화상품권 업체들의 보안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문화상품권 업체들의 인증 절차 등 보안이 시원치 않아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있다”며 “해킹 문제를 비롯해 각종 자금 세탁 문제들도 문화상품권 업체들을 통해 이뤄지는 고질병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해킹범들이 불법 해킹 자금을 세탁할 때 문화상품권 업체를 악용한다는 것은 게임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화상품권의 경우 업체 보안 시스템이 비교적 약한 반면, 온라인에서는 화폐 못지 않게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문화상품권이 발행되기 시작한지 20년이 다돼가지만 이를 안전하게 관리할 법률이나 조항이 존재하지 않아 해킹 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의 몫이 되고 있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문화상품권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이를 관리하는 부서를 마련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