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금융권에 이른바 ‘만능통장’ 유치전이 7년 만에 재연되고 있다.
내달 14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를 앞두고 금융회사 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2009년의 주택청약종합저축 판매전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는 자체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ISA 마케팅 자율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ISA 유치를 위한 고가 경품 제공을 과당 경쟁으로 지목하고 현장 감시를 시행하기로 하자마자 나온 조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날 ISA 준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경품 행사 등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건전한 수익률 경쟁이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면서 “불완전 판매 문제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엄중 경고했다.
실제 최근 은행과 증권사들은 ISA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승용차, 골드바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거는 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는 직원들에게 계좌 유치 할당량까지 정해주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의 한 창구 직원은 “평소 알고 지내는 고객들에게 ISA를 사전 예약하면 개인적으로 문화상품권 등의 선물을 주겠다는 메시지를 돌리고 있다”면서 “실적을 관리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B은행의 한 직원은 “상사 눈치 때문에 가족은 물론 친구나 지인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간 ISA 고객 유치전이 이처럼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7년 전 주택청약종합저축 판매 경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009년 5월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만능통장’, ‘만능청약통장’으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은행들의 유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그 과정에서 일부 은행은 지점별로 수천좌, 직원별로 100∼200좌 등 판매 할당량을 내리고 경영평가 점수 가중치를 높이는 등 판매에 사활을 걸었다. 대출고객에게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 등의 편법도 동원됐다.
때문에 당시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에서 금융시장 병폐인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면서 비판했고, 국토해양부는 주요 5개 은행에 과당 경쟁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만능통장 경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당시 은행 직원들이 과도한 압박을 호소하며 불매운동까지 벌였는데도 은행들의 행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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