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용 분재묘목 5000원부터 사무실에 놓을 다육식물들도 다양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가 쭈그려 앉아 종이 박스에 담긴 튤립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20대 여성 둘인 샛노란 꽃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데 여념이 없다. 왠지 꽃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넥타이 부대는 커피를 한잔씩 들고 꽃 사이를 어슬렁거린다.
남녀노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곳은 바로 서울시청 일대다. 서울은 식목월은 맞아 그야말로 꽃과 나무들의 향연이다. 서울시청 1층 로비에는 화장품ㆍ제품 케이스ㆍ종이박스 등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꾸민 원예 작품들이 시선을 유혹한다. 청사 앞 서울광장에서는 ‘봄꽃ㆍ나무 나눔 시장’이 열려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서울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진한 풀내음과 달큰한 공기가 마음부터 상쾌하게 한다.
블루베리가 인기인지 꽃이 핀 작은 묘목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거미줄 바위솔, 와송 같은 다육식물에는 주부들의 발길이 잦다. 앙증맞은 크기에 바라 보기만해도 심신을 안정시켜 줄 것처럼 이뻤다. 사무실 책상위에 놓기 위해 거금 5000원을 주고 거미줄 바위솔 몇개를 구입했다.
또 최근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명이(산마늘)도 한포기에 3000원씩 팔리고 있었다.
정이품송을 닮은 소나무 분재는 중장년층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작지만 우람한 풍채를 갖고 있는 분재는 35만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거실에 하나 갔다 놓았으면 하는 마음 굴뚝 같았으나 지갑이 얇아 감상만 하고 지나쳤다.
분재용으로 틀을 잡은 묘목들은 소나무를 비롯 등나무, 느릅나무, 모과 등 다양했으며 가격도 5000원부터 있어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입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울시가 식목월을 맞아 오는 13일까지 여는 이번 행사에서는 (사)한국화훼협회 회원, (사)한국분재조합 조합원, 서울시 산림조합 조합원이 서울 근교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꽃과 분재를 직거래를 통해 시중가보다 10~20% 저렴하게 판매한다. 한국 전통분재 전시, 화훼류 모의 경매, 포푸리 만들기, 생활 꽃꽂이 등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봄꽃ㆍ나무 나눔 시장’은 취미가 화분 가꾸기인 중ㆍ장년층, 점심 식사 후 서울광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회사원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꽃의 종류도 다르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은 주로 집 화단에 옮겨 심을 분재를 찾고, 젊은 층은 관상용으로 즐길 수 있는 장미나 프리지아 등의 꽃을 좋아한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요즘 같이 좋은 날씨에 도심에서 꽃 구경할 수 있어 좋다”는 20대 여성 회사원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은 서울시의 ‘꽃 사랑’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40대 화훼농업인도 “이러한 행사를 통해 꽃을 알리고, 팔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서울시에 대한 아쉬운 속내도 터놓았다. 행사 시 쓰레기가 버릴 곳이 마땅치 않고, 꽃에 물을 줄 수 있는 시설도 없는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꼽았다.
꽃을 만지고 사는 사람들은 감성도 꽃인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상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