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경제 위기론’을 내놓았다. 유 부총리는 25일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세계경제 불안과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 북한 리스크 등을 거론하며 “자칫 잘못하면 힘겹게 살린 경제회복의 모멘텀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떨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전의 기대 섞인 발언에 비해 우려의 강도가 한결 높아진 것이다.
유 부총리의 말처럼, 박근혜정부가 25일 출범 4년차에 들어갔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은 지난 3년보다 훨씬 험난한 것이 사실이다. 일본과 유럽의 통화 양적완화 정책이 한계를 보이며 정책수단이 고갈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에 이은 3차 세계 경제위기 가능성마저 점처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해 한국의 성장률도 2%대 초반으로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현정부의 3기 경제팀은 ▷통화스와프 확대 ▷컨틴전시플랜(위기대응계획) 강화 ▷고강도 개혁으로 불확실성의 파고를 헤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 경제위기 가능성은 연초부터 거론돼왔다. 미국 하버드대의 로코프 교수는 지난달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3차 부채 슈퍼사이클’이 도래해 세계경제 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2008년의 리먼 쇼크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의 재정위기에 이어 이제 경기둔화에 대응할 적절한 정책수단이 고갈돼 세계경제가 3차 위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24일 발간한 글로벌 금융리스크와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실물경기 및 금융상황이 취약한 국가들이 많아 한 지역의 리스크 발생시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주요국이 구사했던 통화정책의 효과가 점차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의 경우 초저금리 지속으로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가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금융기관이 위기를 맞고 있고,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라는 초강수를 도입했지만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에만 해도 세계 및 한국경제의 위협요인으로 G2(중국ㆍ미국) 리스크가 부각됐지만, 이젠 여기에 일본과 유럽을 합해 G4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최근 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3%에서 3%로 0.3%포인트 낮췄고, 미국과 유로존,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도 0.2~0.5%포인트 대폭 하향조정했다. IMF도 지난달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4%로 낮췄으나 이후 글로벌 무역부진과 저유가 등으로 추가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혼란스런 상황은 국내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난 3년보다 훨씬 더 비상한 각오로 위기대응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존에 정부가 추진해온 외화건전성 및 모니터링 등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유사시 제2의 외환보유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확대함으로써 불안감 상승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