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세종시 아파트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시공사를 상대로 똘똘 뭉쳐 전례없는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기존에는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이 생기더라도 입주민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입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세종특별자치시라는 특성, 인터넷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의 발달로 입주예정자들의 응집력이 강화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모아종합건설은 지난 9일 세종시 1-4생활권에서 건설 중인 모아미래도 아파트의 철근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달부터 분양계약 해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청자들에게는 계약금과 함께 6%대의 이자까지 돌려준다.

건설사가 부실시공 문제로 분양계약을 취소해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부실 논란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데 이어 향후 700여 세대에 달하는 대단지에서 취소 신청자가 속출하면 시공사는 존폐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시공사의 잘못도 크지만 입주예정자들의 힘도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1-4 모아미래도 아파트는 전용 84㎡와 99㎡ 총 723가구로 구성됐으며, 전용 84㎡는 2억6800만원, 99㎡는 3억900만원에 지난 2012년 12월 분양됐다.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위약금과 정신적, 물질적 피해 보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의 한 입주예정자는 “계약이 시공사의 잘못으로 해지된 만큼 시공사는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분양자들은 청약통장과 한때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이 사라지는 등 큰 피해를 겪었다”고 말했다.

그밖의 단지들에서도 입주예정자들의 높아진 위상이 엿보인다.

세종시 1-2생활권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지난해 12월 입주를 앞두고 시공사와의 협의를 통해 세종시 입주단지 중 최초로 지하주차장 100% LED등 교체를 이끌어냈다. 무인택배시스템 증설, 번호인식 주차시스템 도입 등의 성과도 냈다. 뒤이어 세종시 1-1생활권 유승한내들 등 다른 단지에서도 공용시설 LED등 교체, 번호인식 주차시스템 도입 등을 이뤄내는 물꼬를 텄다.

세종시 한양수자인 에듀그린(1-1생활권), 에듀시티(1-2생활권), 에듀파크(1-4생활권) 아파트는 모두 층간소음 관련 완충재 EVA 30㎜ 시공을 이끌어냈고, 최근 철근 부실시공 논란이 일자 자체적으로 비파괴 검사를 실시해 철근 부실시공과 무관함을 밝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