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울산 현대중공업에 안전진단명령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가 잇따라 발생한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사고에 난감한 상황이다.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한달 간 사업장 내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이 연이어 사망하면서 그룹 내 안전관리대책 전반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 및 지역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사측에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안전진단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9일 현대중공업그룹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울산 현대미포조선 야적장에서 하청업체 직원 정모(65)씨가 선박 블록을 조립하기 전 배관 등을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하다 8.6m 높이의 블록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6일에는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하청업체 근로자 오모(41)씨가 크레인에서 떨어진 2t 무게의 강판에 깔려 사망했다. 같은 달 20일에는 또다른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박모(41)씨가 설치작업 중 10여m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5일 후인 25일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산소 14안벽에서 드릴십 건조작업을 진행 중이던 협력업체 근로자 3명이 작업을 위해 설치한 받침대(족장)이 무너지며 해상으로 추락했다. 이중 두명은 목숨을 건졌지만 김모(52)씨는 추락 후 1시간20분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한달 사이 4명의 하청업체 근로자가 사망하면서 노조 및 정치권을 중심으로 회사의 안전관리대책과 하청업체 노동자 관리 시스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달 25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발행한 해상 추락사고는 사측이 자체 구조작업을 진행하다 119 신고가 늦어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관계자는 “사내에 잠수반이 없었음에도 119 구조를 요청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그룹 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지난 달 26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안전진단명령과 일부 작업장에 대한 부분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울산지청이 지정한 안전관리업체에 지난 달 31일부터 4일까지 일주일 간 안전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시감독 및 특별감독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계열사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했지만 개별 사업장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집무규정에서 명시한 수시 및 특별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시감독은 중대 재해 2회 이상, 동시 2명 이상 사망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실시되며 특별감독은 대형 사망 또는 중대재해 다발 등으로 사회적 물의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실시한다.
울산지청 관계자는 “수시 및 특별감독 기준 부합 여부를 따져봤지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대신 안전진단명령을 내렸으며 오는 25일까지 현대중공업 측에서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안전관리대책과 더불어 하청 노동자 고용 구조 자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하청업체 노동자는 고용 형태 상 안전보다는 생산 자체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안전하게 일하는 법도 모르고 의식도 부족하다보니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안전관리대책을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용구조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근로자 사망사고에 고인과 유족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현재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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