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이 논란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여야 합의를 본 사항이라며 국회의장 직권상정→여당 단독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인권법이 다른 쟁점법안과 달리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이 큰 법안이란 점. ‘반쪽 처리’에 따른 역효과가 우려된다. 다른 법안보다 특히 더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이유다.

현재 북한인권법의 향방은 ‘시계제로’다. 지난 1월 29일 본회의에서 여야는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으나 선거구 획정 등과 맞물려 본회의 자체가 파행됐다. 나아가 더민주는 북한인권법을 두고 여야 합의가 안 된 사항이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야당도 태도가 변해야겠지만 국회의장도 여야 합의가 있으니 과감하게 (직권상정으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주길 호소한다”고 정의화 국회의장을 압박했다.

북한인권법은 다른 쟁점법안과 성격이 다르다.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 인도적 지원, 탈북자 보호 등을 담은 법안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통과시킨 법이다. 한국 역시 2005년 처음 이 법안을 발의했으나 계류를 거듭하다 지금까지 흘러왔다.

현재 여야의 대립점은 세부 문구 표현이다. 새누리당은 ‘북한 인권 증진 노력과 함께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자고 요구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인권 증진 노력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 노력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자고 주장한다.

두 문장의 차이는 ‘함께’의 위치다. 새누리당은 북한 인권 증진을 우선시하고 그와 함께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한다는 의미이고, 더민주는 남북 관계 개선 등을 추진하되 그와 함께 북한 인권 증진 노력도 하자는 뜻이다. ‘함께’라는 문구의 위치로 법안 취지가 엇갈린다는 게 여야의 주장이다.

문제는 북한인권법이 여야 합의 없이 통과될 때의 역풍이다. 국내에서조차 합의 못한 북한인권법이라면 국제사회에서도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북한 역시 여야 합의조차 안 된 법이라며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크다. 정 의장이 북한인권법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여야 합의를 앞세우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북한 인권에 소극적이란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야당도 국내외 여론을 고려, 계속 반대하기 힘들겠지만 만약 여당 단독으로 통과되면 북한인권법 자체가 이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