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종ㆍ서도원ㆍ하재완ㆍ이수병ㆍ김용원ㆍ송상진ㆍ우홍선ㆍ여정남. 1975년 4월 8일 대법원은 국가보안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8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튿날 국가는 이들에 대한 형을 쫓기듯 집행했다. 33년 후 이들은 무죄를 확정받았다.

‘사법 사상 암흑의 날’로 기억되는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이 일어난 지 올해로 39년째지만 거듭되는 송사에 유족들의 고통이 끝나지 않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 사건 피해자 측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소송 16건을 제기해 최근까지 선고가 난 11건에서 모두 승소했다. 피해자 측은 정부로부터 지급받은 배상금 중 100억원 이상을 돌려줘야할 형편에 처했다.

앞서 피해자 측이 정부를 상대로 ‘사법 살인’에 대한 손배소를 제기해 승소하자, 정부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배상금과 수십년치 이자를 가지급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를 ‘과잉 배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정부가 뒤늦게 수십년치 이자를 반환받으려 소송에 나선 것이다.

한 판사는 이와 관련 “기본적으로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죄하는 차원에서 배상하는 것인데…”라며 말을 흐렸다.

김형태 변호사는 “대법원이 과거사 사건에서 극도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자를 토해내라는 건 두 번 죽으라는 얘기여서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각자 알아서 소송을 거는 수고를 들여야만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방치한 국회와 정부의 직무유기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이런 혼란이 발생하기 전에 특별법을 통해 국가폭력에 대한 일괄 배상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2년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당시 부장 장진훈)는 한 판결문의 말미에 “(과거사 사건은) 피해 규모가 크고 사건 발생 시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흐른 점을 고려해 피해배상을 포함한 별도의 입법을 하는 방법으로 적절한 조치를 통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를 남긴 바 있다.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들쑥날쑥한 판결과 배상액으로 사회적 혼란을 키우기보다 피해자를 일괄구제할 수 있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