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크래프트 '영웅'들의 스킬 대결 '흥미' - 간단한 룰 배우면 쉽게 플레이 가능

블리자드가 또 한번 재미있는 시도를 한다. 이번에는 그야 말로 '마니아들만의 세계'인 카드 게임에 도전한다. 서로 바닥에 카드를 내려 놓으며, 그 카드의 성능을 바탕으로 승패를 집계하는 이 장르는 배우기 어려운 게임 장르 중 단연 톱을 달린다. 게임의 룰을 숙지하기조차 어렵고, 룰을 알고 있다고 한들 실제 플레이는 갈수록 어렵다. 기가 막힌 심리전과 치열한 카드 카운팅이 있어야만 승리할 수 있는 장르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중적인 게임들을 쏟아내며 인기를 끌어왔던 블리자드가 과감히 이 장르에 발을 들였다. 그들이 늘 그래왔듯, '쉽고, 빠르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카드 게임'이라며 차별화를 선언한다. '매직 더 개더링'이후 근 20여년간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그리고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던 이 일을 과연 블리자드는 어떤 관점에서 접근 했을까. 그들의 시도를 짚어 봤다.

마니아게임에서 대중적 장르로 블리자드의 노림수는 우선 복잡한 룰들을 제거하고 단순, 명확하면서도 빠르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부분을 정비하면서 시작된다. 대표적으로 기존 TCG에서 필수요소였던 '마나 드로우(카드를 내기 위한 전제 조건)'를 자동으로 변경한다. 1턴당 1마나가 오르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 비용에 맞춰 카드를 낼 수 있다.

기존 TCG가 '마나 드로우'에 많은 심리싸움을 담고 있음을 감안하면 과감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전반적인 게임 자체가 복잡하게 얽힌 룰들은 가능한한 배제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룰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 외에도 복잡한 발동 조건 대신 '몇 점 데미지를 주는 카드'거나 '몇 점 공격력/체력'을 깎거나 올리는 식의 카드들을 배치하면서 직관적인 게임 룰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심리전 재미는 여전 TCG 게임의 백미는 아무래도 심리전이다. 상대방이 낼 카드를 미리 예측해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카드를 선보이면서 막아 나가고, 이득을 취하는 것이 재미다. '하스 스톤'은 이점이 좀 더 구체화 돼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카드를 통틀어봐야 약 400장이 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한 직업당 고유카드 약 30~40장을 제외하고 몬스터들은 공용으로 쓰인다.

이 말은 상대방의 직업카드 중 3~40장의 쓰임새나 용도 등을 알아 두면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특히 게임 내에서 주로 쓰이는 콘셉트덱(슈팅덱, 멀록덱 등)들도 한정적이어서 상대방 전략을 간파하기 쉬운 점이 인상적이다.

실은 여전히 어렵다 사실상 이 게임은 TCG의 장점들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어려운 부분들을 과감히 처낸 실험작이다. 기존 TCG라기에는 단순하고, 그렇다고 TCG가 아니라기에는 기본 틀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아무리 여러운 요소들을 과감히 쳐냈다 할지라도 기존 유저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개념들이 다수 있다. 예를들어 특정 콤보들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위니'로 불리는 저레벨 유닛들을 올리는 방식, 덱을 짜는 방식 들은 여전히 유저들에게는 생소할 수 밖에 없다.

반면 기존 TCG마니아들에게는 비교적 단순한 게임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서면 '드로우 운 싸움'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어 깊게 파고들기 어려운 점이 아쉽다. 특히 'TCG의 꽃'인 카드 트레이드가 되지 않고 오로지 구매 혹은 게임상 플레이를 통해 얻는 금화로만 카드를 구매할 수 있고, 이 카드들도 랜덤으로 나오기 때문에 원하는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얼마를 써야 할 지 모르는 점도 아쉬운 부분에 속한다.

호드 영웅 '쓰랄' 플레이 기회 '하스스톤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타이틀이다. 무엇보다도 유저들이 플레이할 동기가 명확하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해본다'는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이유는 바로 이 게임이 보유한 IㆍP다. '하스스톤'은 '워크래프트'에서 다뤘던 영웅들의 전투를 그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가히 신적인 존재들을 실제 플레이해 볼 수 있다는 내용 하나만으로도 절반은 먹고 들어 간다.

'가로쉬', '제이나', '쓰랄' 등 '워크래프트'세계관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웅들 뿐만 아니라 '리로이 젠킨스'와 같은 패러디 캐릭터, 그리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마스코트인 '멀록'등이 게임 내에 카드로 등장하면서 유저들을 유혹한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쓰랄'이 스타폴을 때리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시작 하기'버튼을 클릭할 유저들은 부지기수다. 일반적인 TCG라면 아예 플레이 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할 유저들이라 할지라도 일단 시작 버튼을 누르는데 까지는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스 스톤에서 3판 이상 승리하면 귀환마(탈 것)'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을 보면 블리자드의 전략은 명확하다.

미래가 궁금한 게임 '하스스톤' 지금 시점에서 '하스스톤'의 미래는 밝아보인다. 우선 안드로이드, 아이폰 등 모바일 버전을 공개하면서 신규 유저들을 공략 하는 방향성은 분명 효과적인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TCG를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화장실에서 한두판 즐기기에는 이만한 게임을 찾기가 또 쉽지 않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분명히 유저들 덱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게임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서 카드를 업데이트 해야 한다.

이 때 기존 카드들과 유사한 카드들을 쏟아낸다면 유저들은 게임성에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탈자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반대로 기존 게임과 다른 플레이 방식을 대거 도입하면서 카드를 신규로 발매할 경우에는 '경우의 수'가 대폭 늘어나므로 '캐주얼한 게임 플레이'가 사라질 수 있다. 한마디로 이 게임은 대중화와 게임성 두가지 잣대를 두고 고민에 빠진 게임이다. 두 가지 모두 딜레마가 심한 상황에서 향후 방향성을 어떻게 정할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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