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주춤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불쑥 6ㆍ15공동선언 등 남북합의를 강조하며 “민족 자체의 힘으로 통일을 이루자”고 일제히 선전하고 나서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은 2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조국통일은 그 누구도 대신할수 없는 민족최대의 공동위업”이라며 “그 주체는 우리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또 6ㆍ15공동선언과 10ㆍ4선언을 언급하며 “‘우리 민족끼리’는 조국통일운동에서 변함없이 고수할 가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매체는 전날에도 ‘외세를 배격하고 민조의 힘으로 조국통일을’, ‘외세의 간섭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같은 제목의 기사를 연달아 게재했다. 또 노동신문은 같은 날 ‘조국통일 3대 원칙’(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등을 거론하며 “민족 공동의 합의들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는 주장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성명이나 담화가 아닌 선전매체를 이용했단 점에서 이를 핵도발 이후 북한의 근본적 태도변화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보도내용의 방점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위해 국제공조 노력을 기울이는 남한을 ‘외세 의존 세력’이라며 비난하는데 맞춰져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북한의 대남선전은 중국의 북한 감싸기로 인해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실패론을 부각해 남한 내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와 민간 사이의 갈등 같은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핵도발 이후 자주적, 평화적 이미지를 내세워 앞으로 대화 의제도 선점해 나가겠단 포석도 엿보인다.
일각에선 유화 제스처를 통해 관심을 대화로 환기시키려는 일종의 위장ㆍ기만전략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당 창건일에 이어 연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핵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으나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깜짝 강행했다. 지난 2013년 3차 핵실험 이후에도 북한은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철수하는 것처럼 행동하다 동해안에 단거리발사체 4발을 연이틀 쏘는 기만술을 쓰기도 했다.
다만 우리 정부도 북한의 대남 대화공세에 대응해 전략적 접근 차원에서 대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 즉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동참 노력도 중요하지만 대화의 끈도 놓치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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