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그러더라고요. 진작에 이렇게 공부했으면 큰 일 했을텐데…”(‘서프라이즈’ 김진호 PD)
신문 귀퉁이에 실린 문장 한 줄 놓치지 않는다. 아이템 선정을 위한 자료 조사에 일주일을 쏟아붓는다. 고작 12분 안에 펼쳐지는 한 사람의 일생을 담는다. 재미와 감동, 반전은 필수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시청자와의 끊임없는 ‘밀당’(밀고 당기기)도 해야한다.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작가들의 임무다.
놀랍게도 이 프로그램은 지난 14년간 방송하며 걸출한 스타작가를 배출해왔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가들이다. 로맨틱코미디의 달인으로 ’최고의 사랑‘(MBC), ‘주군의 태양’(SBS)을 쓴 홍자매 작가, ‘나인’ , ‘삼총사’(tvN)의 송재정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서프라이즈’의 연출을 맡은 김진호 PD는 “프로그램을 함께 한 작가나 PD 중 드라마 장르를 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며 “특히 ’서프라이즈‘ 작가들의 경우 드라마 장르를 꿈꾸는 경우도 있고, 드라마 작가를 하다 ‘서프라이즈’의 작가로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프라이즈’의 메인작가도 2005년부터 2010년까지 프로그램을 함께 했다 ‘스파이 명월’, ‘닥터진’ 등의 드라마를 집필한 뒤 다시 돌아온 전현진 작가다.
‘서프라이즈’를 거친 이들 작가들의 드라마엔 공통분모가 있다. 기발한 소재, 기묘한 줄거리로 흡인력 있는 에피소드 구성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그 같은 장점으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작가들, 현재 드라마 시장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얼굴들이다.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언니인 홍정은 작가의 경우 ‘서프라이즈’에서 3년간 예능작가로 일했다. 앞서 본지와의 인터뷰 당시 홍 작가는 “‘서프라이즈’ 작가를 하면서, 사람들이 귀신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는 것, 신비로운 이야기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았다”며 “프로그램을 계기로 호러, 귀신이야기를 다루고 싶었고, 거기에서 발전한 드라마가 ‘주군의 태양’이었다”고 말했다. 소지섭 공효진이 출연,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는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에 전체를 관통하는 남녀 주인공의 사연이 더해져 안방을 찾았다.
‘서프라이즈‘를 통한 작가 생활은 장르를 넘나들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 일각에선 “스타작가의 산실”로 불린다. 김진호 PD는 “실력있는 분들이었고, 그 작가분들의 역량이 좋았기 때문에 서프라이즈에도 좋은 영향이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독특한 형식이 작가들이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큐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능도 아닌 모든 경계에 서 있는 장르”로 “짧은 시간 안에 재미와 반전을 주고, 특정한 장치를 삽입하면서도 명확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김진호 PD)는 점이 훈련이 되고 있다. 특히 한 방송관계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스토리로 만들고, 한 회마다 완결성을 주면서도 캐릭터를 생생히 살리는 능력이 ‘서프라이즈’와 같은 짧은 호흡의 프로그램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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