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차이나머니’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거대한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엔터업계가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는 수요와 한국 콘텐츠 생산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하려는 중국 자본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며 한중 엔터업계 간 전략적 업무협약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25일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화이자신 투자 계약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중국 마케팅 기업 화이자신이 제3자 배정유상증자에 참여해 씨그널엔터에 214억5000만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이미연, 김현주, 공현진 등 배우들과 MC들이 소속돼있으며, 관계사로는 송승헌, 채정안, 장희진 등이 소속된 더 좋은 이엔티가 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소속되어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도 60억 원을 투자했다. 현재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보이스 오브 코리아’와 ‘냉장고를 부탁해’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송곳’ 등을 제작했다.
이날 씨그널엔터와 화이자신의 업무협력 발표는 국내 엔터업계가 중국 시장에 ‘무엇을 주고’, 중국 시장의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이벤트였다. 국내 엔터업계는 자체 콘텐츠를 중국 시장에서 판매할 ‘유통로’를 찾고, 중국 기업들은 한국의 ‘스타자원’을 활용해 현지 내 수요를 창출 혹은 확대하고, 동시에 한국 엔터업계에 영향력을 키워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의 큰 손들이 국내 굴지의 콘텐츠 제작사와 톱스타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를 탐내는 손길은 최근 부쩍 늘었다. 명실상부 톱배우가 소속된 한 연예기획사의 대표는 “중국에서 이미 수차례 백지수표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몸집을 늘리느냐, 현재를 관망하느냐는 각자의 선택”이라고는 하나, 이미 업계 곳곳에 ‘차이나머니’가 흘러들어왔다.
앞서 지난해 12월엔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가 남희석 김신영이 소속된 SH엔터테인먼트 인수 계획을 밝혔다. 초록뱀미디어는 김수현 공효진 주연의 ‘프로듀사’(KBS2),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SBS)는 물론 ‘올인’, ‘주몽’을 만든 제작사다. 초록뱀미디어가 드라마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의 모 회사인 SH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차이나 머니’ 유입 덕분이다. 초록뱀미디어는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중국 DMG그룹으로부터 2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같은해 6월에는 중국 쑤닝유니버셜미디어가 애니메이션 ‘넛잡’의 제작사 레드로버를 350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부분투자 사례도 적지 않다. 영화 배급사 뉴(NEW)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화책미디어와 손을 잡고 현지 법인 화책합신을 설립했다. 한국영화(마녀, 뷰티 인사이드, 더 폰)의 리메이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뉴의 2016년 또 다른 도전은 송혜교 송중기 주연의 KBS 2TV 미니시리즈 ‘태양의 후예’로 브라운관 신고식을 치른다는 것이다. 또 다른 드라마제작사 그룹에이트는 홍콩 엠퍼러엔터테인먼트로부터 150억원을 투자받아 이영애 송승헌 주연의 ‘사임당’(SBS)을 제작 중이다.
아이돌 및 한류스타가 포진한 연예기획사 역시 움직임이 분주하다.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가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민영기업 쑤닝 유니버셜 미디어로부터 33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FNC는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등 스타 방송인을 줄줄이 영입해 예능 제작의 문을 열었고, ‘시크릿가든’ 등을 히트시킨 신우철 PD를 영입해 드라마 제작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김우빈, 장혁의 소속사인 IHQ는 가요기획사 큐브엔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CU미디어와 합병하면서 큐브TV, 코미디TV 등 IHQ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에도 활발했던 IHQ는 올 7월 중국 대표 미디어기업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의 자회사 SMG 픽쳐스와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중국계 자본의 유치를 위해 유상증자 또는 지분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승희ㆍ이세진 기자/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