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정부가 22일 긴급히 기자회견을 열어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지침’ 등 2대 지침을 발표한 데는 더 이상 논의나 의견 수렴을 통해 시간을 지연할 수 없다는 조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2대 지침 발표는 지난 19일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타협 파기 및 노사정 대화 불참 선언 후 3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한국노총의 반대로 2대 지침 확정이 늦어진 상황에서 한노총의 논의 불가 결정에 따라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다음은 이 장관의 2대 지침 발표 후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지난 19일 한노총 발표 후 현장 간담회 등이 진행됐고 바로 2대 지침이 발표됐다.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한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기를 선언하면서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고 해 한노총과의 협의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장에서 노사의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역 현장을 다니면서 들었던 얘기는 동일했다. 노동개혁 차원에서 빨리 (2대지침)시행해 일자리 고충을 덜어달라는 것과 이왕 시행하려면 빨리 해서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현장의 의견을 계속 듣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어젯밤에도 많이 고민했고, 오늘 오전에도 울산 지역에 가 간담회를 열려 했지만 일단 2대 지침을 발표해 시행하면서 의견 수렴이나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싶어 이날 발표하기로 했다.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것인가.
-19일 이후 현장 간담회를 열어 개별 기업과 노사 대표, 현장 근로자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과 없는 사업장, 중간영역에 있는 인사관리 부장 및 과장 등 다양한 기업과 분야의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현장을 방문하면서 느꼈던 공통점은 근로자들이 지침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고용 불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임금 삭감 우려 등을 하고 있었다. 결국 하루빨리 지침을 확정해 현장에 배포해야 혼동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대 지침은 행정지침에 불과하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 노사 간 소송이 발생하면 어떻게 되나.
-2대 지침이 확정되면 오히려 행정 소송이 줄어들 것이다. 그동안 이 같은 지침이 없어서 소송이 잇따랐고, 이런 갈등과 쟁점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것이 2대 지침이다. 일반해고의 경우 학계에서도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현재 일반해고와 관련해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다투고 있는 소송이 1만3000건에 달한다. 앞으로 노사가 2대 지침에 대해 충분히 인식한다면 갈등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노동계의 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동안 2대 지침을 쉬운해고, 임금 삭감 등으로 해석해 온 것이 갈등의 원인이었다. 정부가 지침을 정해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제시하고 현장에서 노사가 이를 잘 따르면 갈등이 줄어들 것이다. 2대 지침으로 기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이 같은 오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