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한국 증시를 이야기할 때 ‘주어’처럼 등장하는 게 삼성전자입니다. 현재 시황을 전하는 기사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빼놓지 않고 들어갑니다. 앞날의 주가 향방을 예측할 때도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을 살핍니다. 최근 바람이 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지 여부를 놓고 여의도 증권가는 오는 8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실적치를 조마조마하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투자전략, 시황 등을 묻기 위해 연구원들께 전화를 하면 “8일을 두고 보자”는 말부터 나옵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증시 전체에 먹구름이 끼었던 걸 생각한다면 간신히 불 붙은 상승세에 삼성전자가 따스한 봄바람을 불어다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위상은 시가총액만 놓고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약 16%에 달합니다. 2위 현대차는 4% 가량입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전체 상장사의 절반에 달합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순이익 상위 2위부터 10위 까지 기업들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에 미치지 못합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은 “삼성전자가 정체되면 증시의 낙관론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주가 상승의 기본은 실적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 순이익은 그대로면서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것은 다른 기업들이 몇 배의 순이익 증가를 이뤄낸다는 전제가 가능해야 성립합니다. 지금 국내 기업들이 그렇게 떼로 호황을 맞고 있는 지 그는 반문했습니다.
단기 증시의 방향을 살피는 데도 삼성전자는 중요합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8~10월 코스피가 2050선까지 상승할 때 선두에서 흐름을 이끈 건 삼성전자의 주가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주가 상승이 확대되는 동안 대형주의 12개월 예상 EPS(주당순이익) 기준 이익모멘텀은 거의 같은 궤적을 그리며 개선됐습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은 전체 주식시장 투자심리 및 수급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인의 움직임 역시 삼성전자를 통해 예측할 수 있습니다. 삼성증권이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매 방향과 전체 시장 변곡점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외국인 누적 순매수 추이를 살펴보면, 시장의 주요 변곡점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매 스탠스의 분기점은 대체로 일치했습니다. 2007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하락장과 2008년 말 이후의 양적완화 등 글로벌 통화정책으로 인한 시장 상승 역시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시각 변화가 출발이었습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외국인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하고, 외국인 수급 시각 선회가 이어진다면 시장은 그간의 박스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월 말 현재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조4434억원 수준입니다. 3개월 전엔 9조6896억원에 달했습니다. 눈높이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지난해 수준(8조7794억원)보다도 아래입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바라는 실적 수준은 지난해를 능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내증시를 위해 낮아진 눈높이라도 충족시켜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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