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국제유가가 2년째 급락하며 배럴당 20달러대에 진입했는데도 지난 1년 간 국내 항공사들은 날개를 활짝 펴지 못했다.
항공유 가격 하락으로 수익개선이 기대됐지만, 유가 마진을 뛰어넘는 치열한 경쟁과 대내외적 악재 때문에 주가도 저공비행 중이다. 저가항공사의 약진으로 올 한해도 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심해지면서 저유가 수혜보다 영업이익률(ROE)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유가와 함께 내려가는 항공운송주 주가…=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는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로 하루 휴장한 가운데, 전자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8센트(1.63%) 떨어진 배럴당 28.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 1년 간 40%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장중 한때 27.67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역시 같은기간 40% 넘게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최대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루프트한자는 연료비 감소에 올해도 역시 운영이익 증대가 전망되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홀딩스, 제주항공 등 상장한 국내 항공운송주들의 주가는 어떨까.
대한항공은 18일 2만49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같은기간(1월 19일)보다 무려 40%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날 종가 역시 4310원을 찍어 43% 하락했다.
저가항공사(LCC) 가운데선 티웨이항공을 보유한 티웨이홀딩스도 전년보다 46% 내린 7050원을 기록했고, 제주항공만이 3만5100원으로 전년도보다 주가가 소폭 올랐으나 지난해 9월 23일 연고점(6만6000원)과 비교하면 47% 급락했다.
▶유가하락, 항공사 수익개선으로…=유가하락은 항공사들의 수익개선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평균 제트유가 1달러 하락 시 대한항공은 32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40억원의 유류비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보다 낮은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실적 개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현재 주가는 유가 상승 전보다 낮아진 상태로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볼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연료유류비는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가가 배럴당 37~38달러 이하에서는 유류할증료가 0원이므로 추가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정 연구원은 내다봤다.
▶주가 하락의 이유, 왜?=이렇게 실적개선이 전망되는데도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LCC들의 등장에 따른 가격경쟁과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 구조적인 실적하락을 불렀고, 이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하락했지만 저가항공사들이 생겨나면서 티켓가격 할인 등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에 이익이 생각보다 덜 나올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한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2014년 4분기~지난해 1분기 미국 서부항만 혼잡사태로 인해 화물수요가 있었는데 이런 일회성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화물쪽에서의 수익성이 전년동기 대비 악화되는 부분도 실적이 역성장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1%, 아시아나항공은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순이익은 대한항공은 흑자전환에 그치고 아시아나항공은 전년대비 81.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증권과 HMC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 대비 하회할 것으로 봤다.
강동진 연구원은 경쟁심화와 더불어 부진한 실적 등을 감안했을때 “주가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자산가치가 부각되기도 쉽지않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화약세도 항공사 수익에 부정적이다. NH투자증권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대한항공은 2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4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효과가 나타나며, 기말 원/달러환율이 10원 상승하면 대한항공은 800억원, 아시아나 항공은 17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계상된다고 추산했다.
▶유가하락 이후, 전망과 투자방법은=지난 2014년 말 100달러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었던 국제유가는 이후 급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40~50달러선에서 움직였다. 지난해 말 30달러대에 진입한 유가는 최악의 경우 10달러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강 연구원은 “올해 유가가 하락하는 폭은 2014년이나 지난해 하락폭과 대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하락으로 인한)원가절감의 폭은 지난해가 최고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역시 유가가 하락하긴 하겠지만 기본적인 항공사 경쟁 심화를 봤을때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쉽지않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항공운송산업은 여객 호조 속에 화물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상저하고 흐름으로 중장기 관점의 접근을 권고하고, 1분기에는 원화약세 부담과 항공화물 부진 등으로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은 저가항공사 중에서는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가격경쟁력 및 규모의 경제에서도 경쟁 저가항공사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기대되는 업체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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