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위기 넘겨… 그래도 보유량 3.4일분 혈소판제제의 경우 여전히 1~2일분 비축
[헤럴드경제=원호연ㆍ박혜림 기자]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말라가던 비축 혈액은 정부와 민간 병원의 헌혈 독려로 간신히 위기를 넘긴 상황이다. 그러나 특정 계층에 의존하는 한국 헌혈의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언제든지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게 의료계와 헌혈 현장의 목소리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17일 현재 전국 적십자사 혈액원이 보유한 적혈구제제의 보유량은 3.4일 분이다. 적정 보유량인 5일분에 비해 모자란다. 그러나 1주일 전 하루치를 간신히 넘는 절박한 상황과 비교하면 한숨은 돌렸다는 평가다. 현재 혈액 보유량은 의료기관에 공급 가능한 재고와 검사종료 후 의료 기관에 공급 가능할 혈액을 합친 양을 말한다.
의료 현장도 차츰 안정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서울대 병원 측은 “적극적인 헌혈 독려로 평소 비축량을 거의 회복했다”고 밝혔고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역시 “평소 비축량의 75% 이상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세브란스 병원의 경우 환자가 몰리거나 수혈을 다량으로 필요로 하는 환자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이번주부터 원하는 직원에 대해 헌혈을 받을 예정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다. 혈액형별로 B형 적혈구 제제만 5.7일분으로 기준치인 5일분을 넘겼을 뿐, 응급 수혈용으로 쓰이는 O형은 물론 A형과 AB형 적혈구 제제는 2~3일분을 비축하는 데 그치고 있다.
급성백혈병, 혈소판 기능 이상, 혈소판 감소 환자, 재생불량성 빈혈 등 가장 많은 경우에 사용되는 혈소판제제의 경우 여전히 1~2일분을 비축한 위기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성 백혈병이 혈액 제제 사용량의 42%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혈액을 소모하는 질병인 만큼 혈소판 제제 부족 현상을 바라보는 백혈병 환자들의 마음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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