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미국의 고고도요격미사일 ‘사드(THAAD)’ 배치론이 미국과 국내 정치권 일각에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4차례 거치면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이미 축적했을 가능성을 전제로 공중에서 중첩 방어를 위해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드는 지상 50㎞ 이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다. 거리가 가까운 남북한 간에 이런 체계는 과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그래서 사드는 통상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용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우리 군이 지상 40㎞ 이하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탄두를 발사하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국내 기존 미사일방어체계에 사드를 추가해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드 배치를 적극 주장해 온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북한 핵실험 다음날인 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사드 같은 문제는 중국과 군사, 외교적 마찰 때문에 고민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4차 핵실험 직후인 지금 상황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킬체인’(도발원점 선제타격체계)과 KAMD 등 기존 미사일방어체계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폈다.
사드는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의 종말단계 핵심 요격체계로, 요격 고도 범위는 40~150㎞에 이른다. 종말단계란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상승-중간-하강 3단계 중 하강단계를 말한다. 기존 국내 미사일 요격체계로는 주한미군의 패트리엇(PAC-3)과 한국군이 보유한 PAC-2가 있다.
사드가 추가되면 고도 40㎞ 이상에서는 사드가, 40㎞ 이하에선 PAC-3와 PAC-2가 각각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촘촘한 시스템이 구축되는 셈이다.
그러나 주한미군 배치가 검토되는 사드 1개 포대의 가격은 2~3조원에 달한다.
또한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대응을 위해 킬체인과 KAMD를 2020년대까지 구축할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여기에만 수조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또 우리 군이 사드와 유사한 고고도 요격미사일인 L-SAM을 2020년대 초반까지 개발할 계획이어서 기능상 겹치는 부분도 있다.
이에 따라 사드 주한미군 배치는 국방비의 천문학적 증가와 비슷한 기능 중복 등 고비용, 저효율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미국 측은 지난 2014년 주한미군사령부를 통해 사드 배치 후보지 5곳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가장 유력한 사드 배치 후보지는 2017년까지 주한미군 부대가 결집되는 평택이 꼽히고 있으나 후방지역의 대구 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중국, 러시아와의 잠재적 갈등 요소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미일 MD(미사일방어)체계의 일환으로 판단하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북한 핵문제에 대응해 공조해야 하는 중국과 사드 문제로 외교적 갈등이 빚어지면 오히려 북핵 해법 마련을 위한 공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승민 의원은 7일 국방위 긴급 현안보고에서 SM-3 대공미사일(사거리 500㎞)이나 사드 도입을 포함해 미사일방어체계를 완전히 새로 생각해볼 수 없느냐고 질의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당연히 적의 위협 양상 변화에 따라서 우리의 대응계획을 상황 변화에 따라 검토하고 보완 발전하는 계획이 병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우리가 사드 배치론을 주장하면 중국의 대북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카드이긴 하나, 사드가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무력하다는 점에서 우리 돈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실전 배치하는 안에 대해서는 신중히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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