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군사·외교긴장 고조 ‘불똥’ 우려 경제·금융당국 잇단 회의 차단책 고심

중국과 중동발 악재로 연초부터 충격을 받은 우리경제가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중동 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신흥국 위기 등 대외악재가 겹겹이 놓여있는 상황에서 잠재적 폭발력이 큰 북한의 ‘핵’ 변수까지 등장, 우리경제의 숨통을 조여오는 형국이다.

7일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전반에 대한 리스크 점검회의에서 임종룡 금융위 원장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기업구조조정 관련 리스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그 어느 때 보다 정부는 높은 경각심과 긴장감을 가지고 상황 변화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7일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전반에 대한 리스크 점검회의에서 임종룡 금융위 원장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기업구조조정 관련 리스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그 어느 때 보다 정부는 높은 경각심과 긴장감을 가지고 상황 변화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사실 이번 북한의 수소탄 실험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금융시장에서도 큰 혼란은 없었다. ‘학습효과’ 덕분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블룸버그 등 해외기관들도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이번 북핵 리스크가 우리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대외 위협요인과 결합할 경우 폭발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 한국경제의 기반도 연약해져 있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또 이번 북한 핵실험에 대해 한국과 미국ㆍ일본 및 유엔 안보리가 제재에 나서고 이에 대해 북한이 반발하면서 한반도의 군사ㆍ외교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우리경제는 새해 벽두부터 불안하게 출발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다 사우디와 이란의 단교로 인한 중동불안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예고없이 등장한 북핵 리스크는 설상가상의 악재라 할 수 있다.

당초 중국 리스크는 올해 가장 큰 한국경제 위협요인으로 꼽혔다.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1을 차지해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이 걸린다’고 할 정도인데, 연초 중국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 그렇지 않아도 경쟁력이 떨어진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을 받는 등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저유가로 산유국들이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가운데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적 갈등으로 저유가가 심화하면서 산유국과 신흥국의 위기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자본이 미 달러화나 국채, 금 등 안전자산으로 집중될 경우 신흥국 위기가 심화되면서 한국을 위협할 수 있다. 실제 올들어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북핵 리스크로 경제심리가 위축될 경우 아주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세월호-메르스에 이은 또다른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올해도 3% 성장 기대는 더욱 가물가물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올해도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며, 내수도 가계부채 누적 등으로 더 늘기 어렵고, 기업들도 대외여건 악화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여러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리스크 관리’가 긴급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은 경제불안심리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감행한 6일 자체 및 합동으로 대책회의를 잇따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7일에도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국내외 시장동향을 점검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특히 북한의 핵실험을 포함한 대외위험 요인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책을 강구하되, 대외적으로 우리경제에 대한 부적절한 오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한국경제 상황과 대응책을 정확히 알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제금융시장에 영향력이 큰 신용평가사와 외신을 대상으로 정보제공을 강화하고 필요시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