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美 금리 인상이 ‘방아쇠’ 中은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 단행 G2경제 불확실성 확대 직접 영향 북한 핵실험도 악재 돌발변수 부상

설상가상이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발(發) 쇼크로 긴장감이 돌던 외환시장이 북한 수소폭탄 실험이란 돌발 악재까지 직면했다.

새해 벽두부터 동시에 터진 리스크에 원ㆍ달러 환율은 7일 장중 1200원을 돌파했다. 달러강세와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어질 경우 연내 달러당 1300원선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6원 오른 달러당 1199.5원에 출발했다가 오전 9시 37분 현재 1200.3원을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은 것은 종가 기준으로 작년 9월 8일(1200.9원) 이후 4개월 만이다. 1200원 돌파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원달러환율은 이날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은 미국과 중국, G2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작년 12월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의 방아쇠를 당겼다.

올해 금리인상 속도를 놓고 금융시장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Fed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록을 통해 특정 인상경로에 따르는 인상을 주지 말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중국 인민은행은 6일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6.5314위안으로 고시해 2011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7일에는 달러당 6.5646 위안으로 추가 절하했다.

위안화 가치 절하는 성장세 둔화를 방지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다. 연초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중국이 이 같은 행보를 지속할 경우 시장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동에서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양국의 종파 분쟁 격화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논의가 불가능해지면 유가는 30달러 밑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가 북한 수소탄 실험이란 암초까지 만나게 된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고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0원선까지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북한 핵실험으로 원화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하고 올해 환율 전망치를 종전 1180원에서 123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모간스탠리는 올해 미국 금리 인상과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양적완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와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씨티은행과 바클레이스, 노무라 등도 1200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에서도 삼성증권은 1270원, KDB대우증권은 1200원으로 비교적 큰 폭의 환율 상승을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의 주된 원인이 G2 불확실성인 만큼 북한 리스크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승호 국제금융실장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신흥국 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중국 시장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지정학적 요인이 가세해 환율이 오른 것”이라면서 “물이 가득 찬 컵에 한 두 방울을 더 부어서 넘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리스크 자체가 환율을 끌어올리는 단독 변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은 아시아에서 이미 익숙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점에서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이번 핵실험이 수소탄이라는 점에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작년보다 다소 높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거 북한 사태 때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일시적으로 확대됐다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당일 원ㆍ달러 환율은 1.5% 급락했으나, 이후 7거래일 간 절하폭을 0.7% 수준으로 좁혔다. 2009년 5월 2차 핵실험 당시에는 0.1% 하락하는 데 그쳤고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태 때도 0.3%의 오름세만 보였다. 이어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1.0%),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1.4%) 당일에는 2% 미만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최근 4년 간으로 좁혀보면 변동률은 1% 미만으로 줄어들게 된다.

2012년 4월 3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0.5%), 2012년 12월 4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0.2%), 2013년 2월 3차 핵실험 (0.4%) 등이다. 작년 8월 서부전선 포격 당일에는 0.8% 떨어졌다.

황혜진·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