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국내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잔액의 40%가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차주의 것으로 분석됐다.
상대적으로 금리상승에 더 취약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의 변동금리 대출비중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변동에 노출된 가계부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 40% 차주가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7일 박원석 기획재정위원회(정의당)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4조 8000원이다.
이 중 금리변동에 노출된 변동금리의 비중은 66.2%(261조 3000억원)로 가장 높다. 그 뒤로 혼합금리가 29.6%(116조 8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중 23조원이 올해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변동금리로 전환될 예정이다. 실제 금리변동에 취약한 대출이 66.2%가 아니라 더 많다는 얘기다.
특히 변동금리와 혼합형 주담대 잔액의 각 40%를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차주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실 위험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고 비정기적이라 금리인상 시기가 도래하면 늘어난 이자부담으로 상환능력이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채무불이행 등의 위험이 현실화 될 경우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박원석 의원은 “가계부채의 70%가 소득 4분위 이상의 고소득가구에 몰려있어 관리가능하다는 정부의 말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저소득 차주의 대출 잔액 비중도 40%에 달하는 만큼 이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출금리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부담 1조 9000억원 증가=박원석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약 1200조원의 빚을 안고 있는 가계가 추가로 부담할 이자가 연간 1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차주(소득 1~2분위)가 추가부담해야 할 이자도 3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3분위는 3000억원, 4분위는 5000억원 5분위는 9000억원이 늘었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 이자부담은 3조9000억원, 1%포인트 오르면 7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미국이 올해도 2~4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한국은행도 올 하반기 이후에는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여 가계부채에 대한 추가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주담대, 6대 은행 증가분만 60조원… 올해는?=지난해 은행권 중 주요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60조원 넘게 급증했다.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 NH농협ㆍIBK기업 등 6대 은행의작년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9조493억원으로, 1년 전(314조4511억원)보다 32조5982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27조8120억원)을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연간 순증액은 60조4102억원에 이른다.
이는 2011년 이후 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가장 많았던 2014년(30조1천603억원)의 2배 규모다. 2011~2013년에는 매년 12조~18조원 정도 증가했다.
다행스런 점은 올해는 주택담보대출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역점을 두면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6대 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작년의 절반 이하로 낮춰 잡고 리스크관리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5로, 2008년 4분기(-23)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가 음(-)이면 대출 심사 때 금리나 기간 등의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회사 수가 완화하겠다는 회사 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