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중국과 중동발 악재로 연초부터 충격을 받은 우리경제가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중동 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신흥국 위기 등 대외악재가 겹겹이 놓여있는 상황에서 잠재적 폭발력이 큰 북한의 ‘핵’ 변수까지 등장, 우리경제의 숨통을 조여오는 형국이다.
사실 이번 북한의 수소탄 실험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금융시장에서도 큰 혼란은 없었다. ‘학습효과’ 덕분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블룸버그 등 해외기관들도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이번 북핵 리스크가 우리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대외 위협요인과 결합할 경우 폭발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의 기반도 연약해져 있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또 이번 북한 핵실험에 대해 한국과 미국ㆍ일본 및 유엔 안보리가 제재에 나서고 이에 대해 북한이 반발하면서 한반도의 군사ㆍ외교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우리경제는 새해 벽두부터 불안하게 출발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다 사우디와 이란의 단교로 인한 중동불안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예고없이 등장한 북핵 리스크는 설상가상의 악재라 할 수 있다.
당초 중국 리스크는 올해 가장 큰 한국경제 위협요인으로 꼽혔다.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1을 차지해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이 걸린다’고 할 정도인데, 연초 중국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 그렇지 않아도 경쟁력이 떨어진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을 받는 등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저유가로 산유국들이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가운데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적 갈등으로 저유가가 심화하면서 산유국과 신흥국의 위기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자본이 미 달러화나 국채, 금 등 안전자산으로 집중될 경우 신흥국 위기가 심화되면서 한국을 위협할 수 있다. 실제 올들어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북핵 리스크로 경제심리가 위축될 경우 아주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세월호-메르스에 이은 또다른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올해도 3% 성장 기대는 더욱 가물가물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올해도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며, 내수도 가계부채 누적 등으로 더 늘기 어렵고, 기업들도 대외여건 악화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여러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리스크 관리’가 긴급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은 경제불안심리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감행한 6일 자체 및 합동으로 대책회의를 잇따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7일에도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국내외 시장동향을 점검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특히 북한의 핵실험을 포함한 대외위험 요인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책을 강구하되, 대외적으로 우리경제에 대한 부적절한 오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한국경제 상황과 대응책을 정확히 알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제금융시장에 영향력이 큰 신용평가사와 외신을 대상으로 정보제공을 강화하고 필요시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경제 불안심리를 차단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경제활성화나 구조개혁,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현안도 해결할 수 있다. 경제팀 교체를 위한 경제부총리 등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부산한 상황에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