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 개척땐 ‘프론티어’와 원주민 간 처절한 싸움이 있었다. 원주민의 희생이 커지는 만큼 저항도 거셌고, 양측은 사는 구역을 따로 정하는 봉합 과정을 거쳐, 일정한 룰에 따라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공존의 길로 접어든다.
개척자들은 새 지명을 정할 때 원주민을 배척하지 못했다. 미국엔 인디언 부족명이나 원주민들이 부르던 지명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전체 주의 절반을 넘는 27곳이나 된다.
일리노이는 원주민 부족 이름 ‘일리노우엑’에 유래됐다. 그곳을 탐험한 프랑스들이 ’부족의 남자‘를 뜻하는 접미사 ‘노이(-ois) ’를 붙였다.
오클라호마는 인디언 언어로 ‘붉은(호마) 사람들(오클라)’이라는 뜻이다. 백인들이 원주민들을 통칭하던 표현(Red People)이다. 상징적으로나마 ‘원주민의 땅’임을 인정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평화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오클라호마는 로키산맥 그늘에 해당하는 평원으로 강수량이 적기 때문에 개발의 손길이 비교적 덜 닿았고, 자연상태를 오래도록 유지했다.
오지의 평화는 그러나 최근 6년간 4배나 증가한 지진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 새해 벽두에도 이곳에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지구촌에 타전됐다.
지진은 인재(人災)였다. 지하 3~4km 지점의 셰일층에서 석유를 얻기 위해 고압으로 암반을 깨는 추출기법을 무분별하게 시행하면서 지각판의 안정을 해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셰일을 경제의 희망으로 여기던 미국 정부도 유정의 점진적 폐쇄 방침을 밝혔다.
무자비한 신대륙 개척때의 처절함과 무분별한 개발의 비극이 오버랩된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엔 지진이 16차례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들어 45차례나 발생했다고 한다. 금도를 넘는 개발로 환경을 파괴하는 일은 없는지 살펴볼 때다.
함영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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