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누적 조회수 11억건의 인기 웹툰, 드라마화 발표 이후 캐스팅과 각색까지 일일이 간섭해 원작팬을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시어머니)’라고 부르는 화제의 드라마 ‘치즈인더트랩’(tvN)이 4일 첫 방송됐다.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올 한 해 안방극장엔 수많은 원작 드라마가 쏟아진다. 웹툰과 만화를 넘나들고, 국적을 초월한 소설들이 영상으로 시청자와 만난다.

올 상반기 KBS에선 박인권 작가의 ‘국수의 신’을 방송할 예정이다. 캐스팅이 완료되지도 않았으나, 드라마는 박 작가의 전작 ‘야왕’ ‘대물’ ‘쩐의 전쟁’의 흥행으로 벌써부터 기대가 높다. 배우 박신양의 5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동네변호사 조들호’ 역시 웹툰을 원작으로 해 KBS에서 방송 예정이다. 검찰 비리를 고발한 변호사 조들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은 휴먼 법정물이다. 인기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도 KBS 드라마로 제작된다.

MBC는 웹툰 ‘케덴독’을 원작으로 한 ‘인어의 왕자’를 제작 중이다. 여고생의 스타 만들기라는 발칙한 스토리가 로맨틱 코미디를 입었다. ‘안녕 프란체스카’를 통해 독특한 연출을 선보였던 노도철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황미나 작가의 인기만화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이진욱 문채원을 만나 오는 3월 MBC 방영을 앞두고 있다.

SBS에선 소설로 향했다.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이 주인공이 된 ‘돌아와요 아저씨’는 역송체험을 소재로 한 독특한 드라마로, 일본 작가 아시다 지로의 소설 ‘츠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원작으로 했다. 2월 방송 예정이다.

편성 확정이 안 된 드라마도 있다. 이준기 아이유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보보경심:려’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중국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미국 NBC 유니버셜의 첫 아시아 투자작품이다. 한미중 3국이 만났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SBS가 편성을 고심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작 드라마 제작의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검증받은 탄탄한 원작”을 통한 안정성, “원작팬을 시청층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참신한 소재와 스토리의 드라마도 시장에서의 가치는 높지만 포화상태에 접어든 시장에서 관계자들에게 보다 높은 안정성을 담보한다는 데에서 원작 드라마 제작에 높은 점수를 준다.

그간 성공사례도, 실패사례도 많았다. 검증받은 원작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국경을 초월해 리메이크 드라마로 제작될 경우 원작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내일도 칸타빌레’(KBS2)는 원작의 맛을 살리려다 만화같은 설정이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백의 미까지 잘 살린 ‘미생’과 ‘송곳’은 성공사례였다.

원작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를 성공하기 위해 관계자들은 “각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미국드라마 ‘워킹데드’의 작가, PD 등이 소속된 ‘서클 오브 컨퓨전’의 창작 총괄자 하이라 알바라도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책이 아무리 좋아도 TV에서 제대로 각색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책을 읽은 독자들은 주인공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이미 다 알고 있는데 TV는 주인공의 감정과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며 “싱크로율 보단 각색 과정에서 원작의 중요한 주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원작을 기반으로 하되 차별화를 두는 것도 전략이다. ‘보보경심’은 중국을 배경으로 했던 이야기를 국내 정서를 고려해 고려시대로 옮겨와 판타지 사극으로 만들었다. ‘치즈 인 더 트랩’ 역시 캐릭터와 결말이 나지 않은 스토리를 감안해 차별화를 선언했다. 이윤정 PD는 “(원작) 작가가 자신이 생각하는 그림과 너무 똑같이 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드라마의 마무리는 원작과 비교해 흐름은 비슷하지만 다른 에피소드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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