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중국의 거대 자본은 왜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노리고 있을까.

일본시장의 문이 닫히며 무너질 무렵 전세계 대중문화시장의 보고로 떠오른 중국에서 국내 콘텐츠가 힘을 발휘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내놓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아빠 어디가, 나는 가수다)를 시작으로 중국발 ‘예능한류’가 각광받았다. 채널을 아우른 예능 콘텐츠의 수출이 대륙의 문을 열었다.

중국에선 국내 예능 프로그램이 히트를 거듭한 데다, 드라마의 인기를 재확인하며 한국 콘텐츠의 가치가 놓아졌다. 지난해 초만 해도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선 한국 드라마를 구입하기 위한 ‘출혈경쟁’에 한창이었고, 예능 콘텐츠의 ‘완벽한 복제’를 요청하는 목소리”(중국판 ‘불후의 명곡’ 황재환 작가)가 높아졌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선명했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였다.

한국의 경우 중국은 ‘새로운 출구’였다. 다채널 시대에 접어들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포화상태를 맞았다. 회당 평균 4~5억원을 들여 드라마를 제작해 성공한다 해도 남는게 없는 장사가 됐다. 탄탄한 기획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젠 제작을 못하겠다”고 하소연하는 중소 제작사 관계자들이 적지 않은게 현재 상황이다.

한 드라마제작사 관계자는 “올 한 해에도 지상파에서만 100여편 가량 제작됐으나, 수익이 난 드라마는 딱 한 편 뿐이었다”고 귀띔했다. 이젠 “손해만 안 보면 다행”인 구조가 됐다. 배우 작가의 몸값은 충분히 높아졌는데,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이들의 출연료 인플레 현상이 빚어졌다.

또 다른 드라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엔터산업의 한국 진출로 더 뚜렷하게 나타난 변화는 스타파워가 커졌다는 점이다. 중국에선 김수현이나 아이돌 등 A급 이상의 연예인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결국 공룡 엔터사의 줄 이은 등장은 한류스타들이 포진한 연예기획사가 이들의 이름값으로 투자를 유치받고, 직접 제작까지 겸하게 되며 빚어진 모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기획사를 겸하지 않는 국내 제작사들에게 중국 시장은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수익 창구’였다. 올 들어 중국 자본을 유치한 제작사들이 등장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하루가 다르게 규제가 강화되는 중국 시장”(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국장)의 장벽을 뚫기 위해 중국 자본으로 합작콘텐츠를 만들고, 현지 법인을 세워 좀 더 수월하게 진입하는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중FTA 이후를 대비한 전략이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 전략’처럼 보이나, 내부 사정을 깊이 들여다 보면 입장에 따라 누군가에게 이 시장은 ‘막다른 골목’이다. “중국 시장에서 나온 성과를 다시 제작비에 투입하는 형태로 생존을 이어가는 전략”이라는 것이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국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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