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기업 개혁사례가 눈길을 끈다. 개혁의 내용과 방향, 그리고 성과에서 충분히 다른 공기업의 모범사례가 될만하다. 창조, 상생, 속도, 소통, 공익 등 요즘 필요한 키워드가 모두 망라돼 있다. 시대 흐름을 읽는 개혁이란 얘기다. 그 의미가 남다른 이유다. 그 출발점은 리더인 이재영 사장이다. 그는 국토부 관료 출신이다. 취임 당시 ‘낙하산’이란 비난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도 성과면 탁월한 능력의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우선 놀라운 게 빚 줄이기다. 그는 지난해 실시간 금융부채 규모를 알려주는 ‘LH 부채시계’를 사옥에 내걸었다. “치부를 드러내 빨리 해결하자”는 뜻이었다. 2013년 105조7000억원에 달했던 부채는 2014년 98조5000억원, 올해 6월 94조7000억원으로 떨어졌고, 23일 현재 090,333,211,167,393원이다. 맨앞의 0이 이채롭다. 세자리수였던 조단위가 2년만에 15조원의 빚을 갚아 두자리수로 바뀐 것이다.
이는 다양하게 시도된 신(新)사업방식의 결과물이다. LH는 수입을 늘리는 동시에 사업비 지출은 줄이는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민간 기업과의 공동개발, 리츠 등이다. CEO-부서장간 1대 1 ‘판매경영계약’, 사업본부별 판매실적을 실시간 공개하는 ‘판매신호등’ ,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경영진-본사-지사 간 ‘Hot-line‘ 등 민간기업에서나 가능할 법한 경쟁적 판매시스템도 도입됐다. 그 결과 대금회수 범위 내의 사업비 집행으로 더 이상 부채 증가없는 선순환 사업구조가 마련됐다. 이런 점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됐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AA‘ 평가를 받았다. 신용등급이 대한민국 정부와 같다.
LH는 올해 신입직원 130명을 뽑는다. 2012년 이후 3년만이다. 그건 남보다 빨랐던 ‘임금피크제’의 산물이다. 이 사장은 계층별 경영현안 간담회, 선임부장 주요 현안회의, 현장 직원 설명회 등 다각도로 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서 지난 8월 대형 공기업 최초로 임금피크제에 합의했다. 그후 도로공사,수자원공사, 철도공사 등으로 확대돼 공공기관 개혁의 촉매제가 됐던 건 알려진 사실이다.
LH는 임대주택, 행복주택, 뉴스테이, 주거급여 사업 등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서비스 사업을 수행한다. 공기업은 공공성과 수익성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양날의 칼이다. 창의적인 개혁이 난제의 해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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