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성 ‘당신처럼 나도…’ 첫 에세이 출간
김현성 ‘당신처럼 나도…’ 첫 에세이 출간
“녹음을 할 땐 꼭 질문 한두 개씩 끊어서 나눠 하세요. 중간에 날아가 버리면 안 되니까…”
가수 김현성(37·사진)이 인터뷰 중간 녹음기를 조정하던 기자에게 넌지시 ‘팁’ 하나를 던졌다. 매번 인터뷰 대상이 되는 ‘가수’로서가 아니라, 수년간 돈 되는 글쓰기를 거치며 ‘직업 작가’로 생활해 온 경험이 묻어나는 조언이었다. 무대 위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히트곡 ‘헤븐(Heaven)’, ‘소원’을 부르던 그는 어느새 세상을 차분히 관찰해 담담하게 글로 풀어내는 작가가 돼 있었다.
지난 10월 첫 에세이집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세종서적)을 펴낸 김현성을 최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 10여년 간 가수 활동을 잠시 접고 글쓰기로만 살아왔다던 그의 행적이 궁금했다.
연예인이 명성을 이용해서 책을 내는 일은 많지만, 김현성처럼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공부해 정제된 글을 대중에게 내놓는 경우는 드물다. 그는 ‘베아르피’라는 공부모임에서 철학과 예술을 본격적으로 탐구했고2009년에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서사창작 석사 과정에 들어가 전문적인 문장 수련을 받았다.
김현성은 “드라마나 영화를 소설로 각색한다거나, 영화 시나리오, 뮤지컬 대본의 초고를 쓰거나 자서전 초안을 만든다거나, 행사 대본을 만드는 일까지 글쓰기와 관련된 별별 일들을 다 했다”고 말했다.
글쓰기로 생계에 뛰어든 이후, 세상을 더 많이 배웠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는 나도 모르게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나 명예가 있었다면, 혼자 글쓰는 작업에서는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도 있었죠. 정신 없이 달려온 20대, 좋아하는 글쓰기를 다시 찾은 30대, 앞으로 이것들에 평생을 바칠 인생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책 한권을 펴내기까지 좌절의 시간도 있었다. 어느 순간 욕심이 커져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를 읽고 느꼈던 희열에, 제대로 된 소설을 써서 내놓고 싶은 마음이 컸다. 두 번이나 쓰던 소설을 엎었다. 그러다 여행을 떠났고, 쓸 수 있는 글부터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산문집이 그 시작이었다.
김현성은 가수로도 대중 앞에 돌아올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최근 소속사를 찾아 활동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 전 IT 관련 기업 행사에서 30대 초중반 남자 직원 100여 명 앞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떼창’이 나오고 반응이 좋아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웃었다. MBC ‘복면가왕’ 출연설이 지펴지는 것에 대해서는 “예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으면 출연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