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꼬일대로 꼬였다. 얽힌 실타래를 풀기가 만만치 않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과 국민완전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결선투표제 등 ‘총선룰’과 당내 ‘공천룰’을 두고 국회가 여야간, 당내 계파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거구 획정은 당장 ‘발등의 불’이다. 12일로 총선 예비후보 등록 개시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연내에 선거구 확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의 선거구는 무효화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인 15일까지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에 합의를 하지 못하면 ‘특단의 조치’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가운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양당 원유철ㆍ이종걸 원내대표가 국회 정개특위 간사들이 배석한 가운데 12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하고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막판에 몰린 ‘담판’ 성격이지만, 합의에 이르기는 좀처럼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새로운 선거구획정은 선거구의 최대ㆍ최소 인구 편차를 기존 3대1 이하에서 2대1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여야는 농어촌 지역구를 살리기 위해 전체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7석 내외로 줄인다는 데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비례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대립이 팽팽하다. 여당은 “현행대로”롤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지역구 선거 결과와 정당 득표율을 연동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11일 선거구 획정 논의와 관련해 “선거구 수를 어떻게 하느냐만 결정해야지 새로운 선거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비례대표 선출 방식의 변경 논의 자체에 대해 선을 그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을 ‘지역구+비례대표’ 합산 의석에 반영하는 제도다.현행 제도는 정당득표율은 비례대표 의석수에만 적용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선 전체 의석수로 환산된다. 예를 들어 정당득표율이 10%이면 현행 제도에선 비례대표 54석 중 10%인 5~6석을 가져가지만, 완전(100%)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선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합쳐 전체 300석의 10%인 30석을 보장받는다. 정당득표율은 높지만 지역구 의석이 적은 정당은 비례대표로 모자라는 의석수를 보전받는 방식이다. 새정치연합은 처음에는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주장했지만, 현재는 50%만 반영하는 절충안인 이른바 ‘이병석 중재안’을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19대 선거에 적용했을 경우 실제로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줄고 ‘범야권’의 의석이 늘어난다.
일단 12일 오전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오는 15일 임시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시간은 모자라고 입장차는 크다.
‘공천룰’도 여야 각 계파의 이해가 갈리는 변수다. 새누리당에선 오픈 프라이머리와 결선투표제가 쟁점이다. 비박계와 친박계의 입장이 사안마다 부딪치고 있다. 국민여론조사를 100% 반영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김무성 대표가 적극 추진했으나 현재로선 그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여당 안팎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공천룰 관련 특별기구 위원장에 위촉된 황진하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구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여론조사에서 일반국민 비율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현역의원과 당내 다수파가 유리하다. 오픈 프라이머리에대해 여당 내에서 대체적으로 비박계는 찬성하고 친박계는 반대하는 이유다. 현재로선 일반국민의 여론을 100% 반영하는 오픈프라이머리보다는 현행 당헌ㆍ당규상 규정된 일반국민-책임당원 여론조사 비율 50대50에서 소폭이나 일부 조정하는 선에서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결선투표제에 대해서도 비박과 친박의 입장이 다르다. 다수 후보가 경선에서 맞붙을 경우 어느 한 명이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하면 1ㆍ2위만 다시 경쟁하는 결선투표제를 따르면 1위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의 이합집산에 따라 우위에 있던 후보가 패배할 수 있다. 현역의원이나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는 불리하고, 정치신인이나 원외 인사의 경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1위 조건을 ‘과반’보다 낮추거나 1ㆍ2위 득표율 격차를 변수로 도입하는 변형ㆍ제한된 결선투표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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