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은 당국회담의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수석대표의 ‘격’(格) 문제와 관련해 ‘차관급’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남북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27일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내달 11일 개성공업지구에서 갖기로 한 제1차 남북 당국회담의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하고 대표단을 각기 편리한 수의 인원들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3년 장관급회담을 합의해놓고도 수석대표의 격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회담 자체가 무산된 전례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측에서는 일단 황부기 통일부차관이 당국회담의 수석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는 앞서 북한에 당국회담 예비접촉을 제안하면서 통일부와 통일전선부간 이른바 ‘통통라인’을 활용했다.
그러나 우리측의 회담전략과 함께 북한이 대화상대로 통일부가 아닌 청와대를 고수한다면 조태용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이 나설 수도 있다.
남북은 지난해 차관급인 김규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북측의 국방위원회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나선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고위급접촉을 갖기도 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일부차관이 나선다면 북측에게 남측이 의제를 인도적 문제로만 국한시킨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남북이 실무접촉에서 의제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포괄적으로 합의했는데 우리측의 회담전략에 따라 수석대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측에서 누가 나설지는 더욱 미지수다. 북한은 과거 우리측 통일부장관의 카운터파트로 우리의 실ㆍ국장급에 해당하는 내각책임참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또 북한의 기존 행태를 볼 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을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측은 조평통 서기국장을 차관보급으로 보고 있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실무접촉에 앞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회담 대표의 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숙청설이 나돈 이후 자취를 감춘 원동연 대신 대남라인의 새로운 실세로 부상한 맹경일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등도 거론된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남북회담에 나설 때에는 수석대표보다는 뒤에서 총괄지휘하는 사람이 누구인가가 더 중요하다”면서 “맹경일이 수석대표나 대표단으로 참여한다면 북한으로서는 나름 성의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각에선 조평통 부위원장급 인사에게 국방위 직책을 씌워 내보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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