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영장집행 최후통첩 등 강경 검찰·靑 등 범정부적으로 힘보태 조계종 “수배자 보호” 명분 없어
정부의 원칙대응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자진 출두를 이끌어냈다. 폭력시위와 과잉진압이란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지 주목된다.
정부는 ‘강경ㆍ신중ㆍ인내’의 3대 원칙을 바탕으로 지난달 ‘1차 민중총궐기 집회’라는 이름 아래 서울 도심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한 위원장을 자진 출두시키는 데 성공했다.
정부는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해 끝까지 강경한 자세를 견지해, 이달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평화시위’로 이뤄지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또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조계종과 관계를 고려해 시종 신중하고 인내하는 자세를 보였다. “종교 시설을 짓밟았다”는 비판을 피하고 조계종과 민주노총에게도 명분을 쌓는데 성공했다.
강경이라는 원칙은 지난달 ‘1차 집회’ 때부터 계속돼 온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한 정부의 기본 대응 방안이다. 특히 경찰은 ‘강경’이라는 원칙을 지키는데 앞장섰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차 집회’를 앞두고 “서울광장 등 허용 장소에서 집회를 하면 되겠지만 범위를 넘어 도로를 점거하고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면 차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2차 집회’를 위해 민중총궐기투쟁본부ㆍ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백남기 대책위)ㆍ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가 잇달아 낸 세 차례의 집회 신청을 모두 불허했다. 이미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이 포함돼 또 다시 폭력시위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포석이었다.
‘2차 집회’ 후 나오기로 알려졌던 한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버틸 기세를 보이자, 강 청장은 지난 8일 “앞으로 24시간 안에 자진 출두하지 않으면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검찰과 청와대도 힘을 보탰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건전한 시위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집회ㆍ시위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이를 선동하고 비호하는 세력까지 철저히 수사해 불법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불법 폭력 시위는 법치를 부정하고 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며 “폭력을 부추기는 세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 불법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불법 폭력 시위 대응 과정에서 신중과 인내라는 또 다른 대응 원칙도 정립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2차 집회’가 열리게 되자 경찰은 차벽 대신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는가 하면 시위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차도로 진입하는 시위대를 폴리스라인 안쪽으로 유도하면서도 물대포 등 진압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 시위대의 성숙한 시위 문화도 한몫했지만, 정부가 차벽과 물대포를 걷어버리는 전향적인 시위 대응이 ‘평화시위’에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 9일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한 위원장에게 ‘24시간 자진 출두 시한’을 주고, ”10일 오후까지 기다려 달라“는 조계종 충무원장 자승 스님의 의견을 받아들여 한 위원장이 스스로 걸어나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조계종은 물론 국내 불교계와의 관계악화를 피한 것이다.
2013년 민주노총 본부 강제 진입, 2005년 WTO 쌀협상 반대 집회 때와 비교된다. 쌀 협상 반대 집회 때에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과정에서 농민 전용철ㆍ홍덕표 씨가 목숨을 잃었고, 당시 허준영 경찰청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원호연 기자/
ke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