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주부가 꾸미는 마을문화공간 북콘서트등 인기…소모임 지원도
지하철 8호선 강동구청역 4번출구에서 조금 걷다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서면 어느 동네에서나 흔하게 볼수 있는 평범한 카페가 보인다. 하지만 카페 ‘퍼스트페이지’는 10개의 테이블도 안되는 작은 공간에 인테리어도 소박하게 꾸며 졌지만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내부 한켠에 놓인 책장에는 다양한 서적들을 놓여있고 그 뒤편에는 뜨개질, 자수, 퀄트 등 문화 강좌를 진행할 수 있는 작은 모임방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퍼스트페이지는 특이하게 오전 9시 반에 문을 연다. 동네 주민들을 위해 요일별로 가죽공예, 인형 만들기, 사진 강좌 등 문화 강좌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 강좌는 커피 한잔 값이면 된다. 퍼스트페이지는 공정무역 커피를 취급한다.
문화카페를 지향하는 퍼스트페이지는 지난 2013년 11월 뜻을 모은 8명의 엄마들 주인장으로 함께 운영하는 협동조합형 카페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공유선 공동대표는 “친목모임으로 만난 우리가 모일 수 있는 공간에서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카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사업에 신청해 서울시로부터 지원도 받았다.
공 대표는 “이곳은 회원들이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는게 아니라 열린공간으로 누구나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는 카페”라며 “항상 열려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주기위해 일년에 설날과 추석 2번만 쉰다”고 덧붙였다.
8명의 살림꾼들이 모이다 보니 메뉴를 개발하는 것 조차 힘들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다. 공 대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운영상의 어려움 등을 공유하며 갈등을 극복한다”며 “특히 8명이 돌아가며 약 6~7시간 동안 카페 일을 도맡으며 모두 카페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카페운영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퍼스트페이지는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재정 자립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적자가 나면 8명의 공동대표들이 N분의 1로 나눠서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공 대표는 “적자땐 금전적인 부담감이 있다”며 “자립을 위해 브런치 메뉴를 개발해 매출 상승을 노릴 생각이고 카페 안의 모임 공간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퍼스트페이지의 홍보수단은 오프라인과 밴드 카페, 단 두개 뿐이다. 그 흔한 SNS, 카페 블로그도 하나 없다 보니 참여하고 싶어도 자료가 없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호응이 좋은 북콘서트, 별자리 강좌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고 새로운 사람들의 발길이 항상 이어지고 있다. 공 대표는 “운영기간이 짧았지만 내 일을 찾는다는 것,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풍납동 도서관 모임 엄마들의 모임이 출발이었던 만큼 지역 내에서 시작하려는 소모임들이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일년이 조금 넘은 햇병아리 퍼스트페이지는 멋진 바리스타는 없지만 차별없이 누구나 올 수 있는 카페,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가 있는 마을의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원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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