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평소에 콧물이 자꾸 목으로 넘어와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목에 뭔가가 걸려있는 듯한 목 이물감이 느껴지고 가래가 막혀 숨쉬기도 힘든 느낌이 든다. 이것이 만성 비염이나 입냄새 등의 원인이 되는 ‘후비루’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방치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후비루는 코 점막과 부비강에서 발생한 코의 분비물이 목에 고이거나 코 뒤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코가래를 일컫는 말이다. 이 분비물은 본래 코 점막을 부드럽게 만들면서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지만, 콧물이 목뒤로 넘어 가는 것이 불편할 정도로 자주 느껴진다면 이상증상으로 보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후비루가 묽고 양이 많아지거나 진득하게 목 뒤에 달라붙어 있으면 목이 간질간질한 느낌으로 잦은 기침이 나고, 무의식적으로 입으로 숨을 쉬게 돼 구강점막이 말라붙어 입안이 갈라지는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 점막이 예민해져 감염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편도염이나 인후염 등에 걸리기도 쉽고, 코골이나 변성, 만성피로로 인한 업무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후비루가 있는 경우에는 냄새가 올라와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후비루 냄새는 입냄새로 느껴지기도 하고 목이나 코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는 등, 복잡한 냄새를 풍겨 불쾌감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후비루는 비염이 있으면서 평소에 작은 일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예민하며, 체질상 화(火)가 많이 있는 이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질환이다. 그래서 이를 다른 이름으로 ‘인후신경증’, '매핵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치료는 원인이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항생제 처방이나 코 내시경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비중격만곡증 등 코의 구조 이상으로 인한 경우에는 코수술이 처방되기도 한다. 하지만 약물치료나 수술로 호전될 수 있는 후비루는 일부분이고 많은 환자들은 수술 후에도 후비루 증상을 호소한다.

문제는 목 뒤에 깊숙이 자리한 끈적한 후비루의 경우, 코 내시경으로 관찰할 때도 잘 보이지 않아 자칫 치료 시에도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에는 코 속 깊은 곳 후비강까지 긴 튜브를 넣어 빨아내는 '후비루 배농치료'를 해야 후비루의 상태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대전 강남한의원 이강환 원장(한의학박사)은 “후비루는 코 내시경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비염이 심하지 않다. 신경성이다라는 말을 듣고 치료를 포기하고 몇 년씩 방치하고 있는 환자가 많다. 후비루를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환자의 임상증상과 함께 후비루 배농치료법을 시행해야 한다. 후비루는 목에 뭔가가 달라붙어 있는 느낌, 목에 뭔가 걸린 느낌, 목에 가래가 말라붙어 뱉어지지 않는 답답함, 만성 기침, 습관성 기침, 목이나 코에서 올라오는 가래냄새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후비루가 의심된다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며 “ 한방에서는 후비루 배농치료와 함께 한약치료를 하게 되는데 점막이 건조하고 끈적한 후비루가 있다는 것은 폐음허와 조담이 있다는 것이므로, 이를 윤담(묽게 만드는 것)시켜 없애는 한약을 복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비루 배농치료와 한약치료는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또 후비루 증상이 있는 경우 호흡기는 항상 적정습도로 촉촉해야 하므로, 가을과 겨울철에는 실내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평소 따뜻한 물 마시기도 습관화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여 당부했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