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하기로 하고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반 총장은 북한 측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16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반 총장은 뉴욕 유엔 사무총장실과 북한 유엔대표부간 ‘뉴욕 채널’을 통해 수 차례에 걸쳐 북한에 방북 의사를 타진하고 방북 시기를 조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적인 북한을 방문해 최고지도자를 만난다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방북은 역대 사무총장들의 중요한 관심사안이었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의 전임이었던 코피 아난 총장도 수차례 방북을 타진했지만 북핵문제 등 정세와 일정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

반 총장 역시 2011년 6월 연임을 확정한 뒤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적절한 시기에 북한 방문을 결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수차례에 걸쳐 방북의사를 밝혀왔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의 방북설이 불거진 이후 “반 총장은 한반도 대화, 안정과 평화 증진을 돕기 위해 어떤 역할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늘 말해 왔다”고 했다.

문제는 시기다. 애초 반 총장이 이번 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었으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의 여파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교소식통은 “미국과는 불편했지만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코피 아난 전 총장과 달리 유럽 등지에서는 반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파리 테러라는 심각한 사안이 발생한 상황에서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이 어떻게 비춰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엔이 반 총장의 방북 의지를 확인하면서도 “반 총장의 북한 방문 계획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낀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오는 19일께 유엔총회에서 인권문제를 담당하는 제3위원회가 북한 인권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고, 12월 중순 유엔총회 표결을 진행한다는 점도 반 총장의 평양행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외교가 안팎에선 북한이 지난 5월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직전 돌연 취소한 것과 관련해 반 총장의 북한 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위반이라는 발언을 문제 삼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반 총장이 내년 퇴임을 앞두고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수립하게 될 이달 말 파리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각별한 공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방북이라는 또 다른 메가톤급 이슈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반 총장의 방북설이 불거진 이후 국내에서 이를 ‘반기문 대망론’에 바탕한 ‘대권 플랜’과 연계하는 시선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차기 대권후보 1위로 꼽히는 반 총장이 여권 주류 일각의 ‘반기문 대통령-친박 국무총리’ 개헌 시나리오가 제기된 직후 방북 얘기가 나온 것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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